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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욱 교수의 구매칼럼ㅣ구매인으로 살아가기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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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구매 부서에서 10년 정도 근무한 과장님과 대화를 하였다.

 

과장님구매 부서에 한 10년 정도 근무 하셨지요?”

 

그렇습니다.”

 

구매부서 근무, 어떠셨나요?”

 

“글쎄요. 10년 전보다는 구매 부서에 대한 인식이 바뀐 건 사실입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로 자재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게 기업 경영에 정말 중요해졌잖아요. 그에 비해 구매 환경은 더 불확실하고 리스크도 커져서, 안정적인 조달 업무조차도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물론 열심히 하면 회사에 기여하는 보람은 있죠.. 근데 영업이나 개발(R&D) 같은 부서랑 비교하면, 똑같이 일해도 인정받는 정도는 아직도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구매는 잘하면 본전, 못하면 욕먹는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게 진짜 틀린 말은 아닌 것 같고요. 실제로 신입사원들 중에 구매부서 오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요. 저도 사실... 구매 부서에 대한 자부심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고요……”

 

 

구매도 전공할 필요가 있는 학문인가?

필자가 90년대 귀국하여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당신이 구매를 전공하고 대학에서 구매관리를 학생들에게 가르쳤다고 하는데구매도 전공할 필요가 있는 학문이냐는 것이었다일반적으로구매는 시키면 누구나 하는 일반직인데 그런 것도 특별히 대학에서 전공해야 하고무엇보다도 학문적으로 배울 것이 있느냐는 반론이었다.

 

사실 그 당시 분위기가 그랬다구매부서는 아무나 가도 되고그 역할은 돈 주고 물건 사 오는 것이며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공급사를 협박(?)하여 강하게 밀어붙이는 일이라는 것이 그냥 하면 되지 무엇이 그렇게 공부를 해야 하는 일인가 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지속적으로 구매는 전략적으로 중요할 뿐만 아니라 구매인도 공부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떠들었다처음에는 별로 관심이 없던 기업이나 산업계도 차츰 관심을 가졌다.

 

그 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그리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지금 어느 기업도 구매가 단순한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일반 관리직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은 없다특히 코로나 사태나 세계적인 인플레를 경험하면서 구매의 역량이 강조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몇 년 전 미국에서 최근 10~20년 동안 기업의 기능 부서(영업생산인사구매연구개발 등) 중 변화의 정도가 가장 심한 부서가 어디인가를 토론하는 세미나가 열렸는데, 많은 경영자들이 구매 부서가 가장 변화의 정도가 심한 부서로 선정하였다가장 큰 이유는 과거의 구매란 그냥 생산이 시키는 데로 필요한 자재를 조달하는 단순한 기능 부서였는데점점 구매 부분의 비중과 중요성이 늘어남에 따라 구매의 의사 결정이 기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앞서 언급한 공급망 교란이 점점 증가하고 또한 능력 있는 공급자를 잘 찾고, 협력하는 것이 기업의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한 경영자들은 구매 부서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이해를 가지게 된 것이다.

 

기업에서 구매가 점점 더 중요해지기 시작한 다양한 배경과 원인이 있으나 이 자리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기에는 너무 긴 시간을 요해서 생략하겠다. 지금은 대부분의 기업에서 구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경영진도 구매 부서의 성공이 기업의 성공에 연결 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또한 앞으로의 10년을 내다보아도 기업의 어떤 기능 부서보다 구매 부서의 변화와 혁신이 가장 크리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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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부서는 왜 지금도 저평가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구매 부서인들이 체감하는 현실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물론 기업마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필자가 여러 기업의 구매 부서인들과 토론과 협의를 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요인으로 그 원인이 요약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먼저 경영진의 인식이 아직도 많이 변화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구매가 중요해졌다는 사실을 이해하지만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발에서 신제품을 출시하고 생산이 만들어 영업이 잘 팔아야 하는 것이지 구매는 그러한 기업 운영을 뒤에서 잘 도와주면 되는 것이라는 인식이다구매가 눈에 띄는 부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개발 부서나 영업 부서와 똑같은 노력과 결과를 내더라도 구매 부서에 대한 평가가 인색하거나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기업에 중요한 기능이라면 중역의 숫자나 영향력 면에서도 구매 출신이 많아야 할 텐데 기업의 중역들 중에서 구매 최고 관리자 (CPO, Chief Purchasing Officer)의 직급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영향력이 적은 경우가 많다.

 

다른 문제는 구매 부서에게 주어지는 중요 평가 항목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 일 것이다대부분의 기업에서 구매 부서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목표가원가 절감인데, 원가 절감이 구매 부서의 목표가 되다 보니 타 부서나 경영진이 구매 부서는 원가 절감을 하는 부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요, 오직 원가를 잘 절감해야 하는 부서로 인식하기 마련이다

 

원가 절감이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욕먹는 성격이 많다시장에서 원자재 가격이 예측보다 많이 상승하여 구매 단가가 상승하면, 경영진에서 나오는 질문이구매 부서가 그런 것도 관리하지 못하고 무엇을 하였느냐는 것이다잘한 부분은 별로 눈에 잘 안 보이고 혹시라도 잘 못한 부분이 나오면 (사실 이것도 구매 부분이 잘못한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다른 요인이 있지만…) 당장 구매가 원가도 절감하지 못하고 무엇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그러니 구매 부서인들은 잘해 봐야 그냥 본전못하면 늘 욕을 먹게 마련인 부서라고 인식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부분은 타 부서에서 구매의 고유한 기능과 권한을 지금까지 마구 사용했다는 것이다공급자 선정 및 관리는 구매의 고유한 영역인데개발 부서에서 공급자의 기술력을 가장 잘 이해한다는 근거로 그동안 공급자 선정을 주도하고 구매는 계약 등 보조적인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아예 공급자가 구매 부서와 협의하는 것이 아니고 개발 부서에 가서 기웃거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그러다가 만약 공급자에게서 문제가 발생하면 구매가 책임져야 하는 사태가 오기도 한다구매의 영역에 있는 권한을 타 기능 부서가 행사하고 구매는 그러한 권한 뒤에서 혹시나 발생하는 책임을 지기에 급급하다 보니 구매 부서인들이 느끼는 자괴감도 상당한 것이다어느 구매인의 말처럼일은 자기들이 저지르고 우리들 보고 늘 뒤 치다꺼리나 하라고 하네라는 경우를 말한다.

 

또한, 비단 구매인들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많은 구매 담당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기업 내에 체계적인 경력 관리 계획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즉, 구매인으로 출발하면 어떤 일을 하고 업무를 통해 어떤 역량과 능력이 만들어지며, 개인이 향후 구매 분야에서 원하는 어떤 목표나 모습이 있다면 회사는 그에 맞는 업무를 배정하고 교육이나 자기계발 기회를 연계하여 개인이 업무적으로 원하는 목표와 능력을 달성시킬 수 있는 경력 성장의 그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이야 말로 단순히 현재의 업무를 넘어서, 미래에 대한 비전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인데 유감스럽게도 아직 많은 국내 기업에서 이러한 체계적인 경력 관리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그러다 보니 구매인들이 느끼는 감은 매일 해야 할 일은 많은데 그냥 계속 이렇게 지내다 보면 나의 미래와 경력에 대하여 너무나 막연한 생각이 든다는 분들이 많았다. 정말 내가 구매 전문가가 될 수 있는지자신 있게 주어진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역량과 능력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 답답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또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까?

‘구매인으로 살아가기’ Part 2에서는 ‘시키는 구매’에서 ‘보여주는 구매’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과 방향을 고민해 보려 한다.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적 역할의 구매인으로 말이다.

 

Part 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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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연필 | 최정욱 교수

30여 년간 연구하고 경험한 구매 이야기를 구매 담당자 여러분과 나누고 있습니다.
국민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구매연구/강의/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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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구부러진 CEO · 2025.04.02

파트2가 기대됩니다. 현업에서 절실하게 겪었던 내용들이네요.

앞에서는 중요부서다 라고 강조하지만, 늘 뒷견으로 밀려나 있는게 구매의 모습니다. 

조달에서는 한참전에 벗어났지만..  경영진을 포함해서 타부서 및 부서장의 인식은

조달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모습에 많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이직 또는 전직 만이 답인가.. 늘 고민합니다. 

겁이많은토너 · 2025.04.02

5년차 구매담당자이지만..저도 공감이 많이 갑니다 ㅜㅜ 다음 시리즈 기다리겠습니다!

그윽한 USB · 2025.04.02

안녕하세요. 교수님 밑에서 강의들었던 학생입니다. 바이블에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앞으로의 활동을 진심으로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