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업무를 하다 보면 MOQ란 단어, 참 많이 접하실 겁니다.       
오늘은 MOQ의 개념과 실제 사례를 통해 현업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MOQ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MOQ는 무엇인가?

MOQ(Minimum Order Quantity). 즉 최소 발주수량입니다. 공급자가 설정한 최소 주문 단위이며, 구매자는 MOQ 이상으로 발주해야 공급자로부터 물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2. MOQ는 왜 필요한가?

여러분이 안전봉투를 구매하는 구매담당자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만약 안전봉투를 1매만 구매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무래도, 다**로 뛰어가는 게 제일 빠르지 않을까요? 1매만 사기가 어려운 이유는 뭘까요? 생산 및 물류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위해 MOQ로 운영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비용 절감을 위해 MOQ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기계로 생산하는 제조품들은 기계 운영에 따른 고정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정 수량 이상을 생산해야 단위당 비용이 낮아져 이점이 생기게 됩니다. 이것을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라고 합니다. 또한 물류 과정에서 한 번에 많은 양을 운반하면 물류비가 절감되므로 이 부분에서도 MOQ가 필요합니다.

3. MOQ의 종류

많은 종류의 MOQ가 있는데요, 위의 안전봉투를 예시로 순차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원료 MOQ(부품 MOQ)

우선 안전봉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재료들이 있겠죠? 필름 원단, 접착테이프, 인쇄용 잉크.. 공급자가 이러한 원재료를 조달하는데도 최소발주량이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최소 주문량을 원료 MOQ라고 합니다. 부품 MOQ도 있는데 원료 MOQ는 보통 플라스틱 필름, 금속, 화학 원료에 적용하고 부품 MOQ는 전자 기기 부품, 기계 부품에 적용하는 것으로 적용대상이 다를 뿐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제품을 구매하는 건데 원료 MOQ까지 알아야 하나요?”

물론 원료 MOQ까지 신경 쓸 일은 거의 없습니다. 특정 원료가 한 군데에만 쓰이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요. 그런데 만약, 특정 원료가 한 군데에서만 쓰인다면? 즉, 전용 원료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특정 원료를 소진할 수 있는 고객사가 오직 한 곳이기에, 공급자에게 원료의 재고 RISK가 발생하고 이 RISK는 제품 공급 단가나 다른 형태로 전가됩니다.

2) 생산 MOQ

당연하게도, 안전봉투를 1매씩 만들지는 않을 겁니다. 봉투 사이즈에 따라 편차가 있으나, 보통 1회 생산 시 10,000 ~ 25,000매 정도를 생산합니다. 최소한 이 만큼을 생산해야 생산 공정의 효율을 감안했을 때 고정비(기계 셋업 비용, 인건비)를 Cover 할 수 있는 거죠. 이 수량을 생산 MOQ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포장재 원단 사이즈가 규격화되어 있기 때문에 규격이 작을수록 생산 MOQ는 올라갑니다.

“생산 MOQ는 왜 필요하죠? 

생산분을 다 매입해주어야 하나요?”

매입 의무는 없습니다. 생산 MOQ는 공급가의 경쟁력을 제고하고자 공급자가 주체적으로 설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특정 제품이 한 군데에서만 쓰인다면? 즉, 전용 제품이라면? 역시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번에 공급자는 제품의 재고 RISK가 발생하고 이 RISK 역시 구매자에게 전가됩니다.

이것을 기성품과 제조품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판매자 중심으로 설계되거나 시장에서 표준화된 제품을 기성품, 고객의 특정 요구에 맞춰 생산되는 제품을 제조품이라고 합니다.  

<생산 MOQ 예시>

3) 포장 MOQ(입수량)

자, 이제 생산은 끝났고 포장을 해야 합니다. 박스에 제품을 넣고 파렛트에 박스를 쌓아보겠습니다. 포장을 하기 위해서는 운반, 재고 관리의 효율을 위한 포장 단위가 필요한데요, 이것을 포장 MOQ(입수량)이라고 합니다. 통상적인 B2B거래이면 Box부터 발주가 가능한데, Box 단위는 보통 택배로 배송됩니다. 수량이 더 많아지면 PLT(파렛트)로 발주하게 되는데, PLT 단위부터는 화물차로 이고가 됩니다. 여기서 물류 MOQ 개념이 등장합니다.      
 

 <포장 MOQ 예시>

4) 물류 MOQ

차 한 대에 몇 개의 파렛트가 실릴까요? 보통 Ton수로 차량 크기를 분류하는데, 이 Ton 수에 따라 최대 적재 파렛트 수량이 달라집니다. 이걸 물류 MOQ라고 합니다. 참고로 장축 화물차는 더 많은 파렛트를 적재할 수 있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고려하지 않겠습니다. 당연하게도, 화물차 크기가 커질수록 운임은 상승하지만 한 번에 많은 양을 운반하는 것이 Total 물류비 관점에서 더 경제적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용량도 고려하며 발주를 해야 합니다. 아무리 싸게 산들 너무 많은 양을 구매하면 과잉 자재로 창고의 공간을 먹어버리게 되고, 기한 내 소진이 안된 자재는 불용 자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재가 오래되면 성능이 떨어질 수도 있고 관련 제조품이 단산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 부서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적정 예상 수량을 확보하는 것이 적정 단가를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이렇게 확보한 예상 수량을 근거로 공급자와 물류 MOQ를 협의하거나, 예상 수량을 공급자에게 전달하여 스스로 물류 MOQ를 설정하도록 합니다.    
 

 <물류 MOQ 예시> 

5) 발주MOQ

그렇다면 물류 MOQ를 10 PLT로 협의했을 경우, 안전봉투_소형이 필요할 때마다 50,000매씩 발주해야 할까요? 어차피 5 Ton차로 움직인다면 차량 한 대에 소형, 중형, 대형을 섞어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이 부분도 공급자와 협의를 해야겠지만, 현업에서 이 정도의 상황은 공급자도 이해해 주기 때문에 ‘한 차에 섞어서 발주’는 종종 진행됩니다. 이렇게 포장 MOQ와 물류 MOQ를 감안하여 실제 발주 시 필요한 기준 수량이 발주 MOQ입니다. 안전봉투의 경우 SKU¹⁾ 당 최소 1 PLT 이상을 주문하되, 1회 발주량이 총 10 PLT가 되게끔 운영하는 것이죠.

 <발주 MOQ 예시>

마치며

이처럼 원료조달-생산-포장-물류 그리고 발주, 모든 프로세스에서 각각의 MOQ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현업에서는 이를 보통 ‘MOQ’라고 퉁쳐서 표현하기 때문에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상대방이 어떠한 MOQ를 얘기하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본인 의견을 전달할 때도 어떤 MOQ인지 명확하게 전달 해야 겠죠. 

아무쪼록 적정 MOQ를 산출하고 공급자와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구매를 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신규 제품 하나 만들려고 하는데요, 예상 가격이 어느 정도 될까요? 

최소 MOQ로요 ”

“어떤 MOQ요? 어디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

1) SKU(Stock Keeping Unit): 제품의 재고를 구분하고 관리하기 위해 부여하는 고유 식별 코드. 텍스트나 기타 식별 요소로도 SKU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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