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해운산업은 환경적 지속 가능성, 기술 혁신, 규제 변화 그리고 공급망 다각화 같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 배출 감소, 선박 연료의 친환경화, 그리고 디지털 전환을 통한 운영 효율성 증대는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해운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진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산업의 생존과 경쟁력을 결정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탈탄소화
환경적 지속 가능성은 현대 해운산업의 중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 1월부터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을 0.5%로 제한하는 규제를 시행하였으며, 이는 해운업체들이 저황유 사용, 스크러버 설치, 혹은 대체 연료 사용을 고려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는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한 중요한 조치로, 해양 오염을 줄이고 공기 질을 개선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와 같은 규제는 대기 오염물질인 황산화물(SOx)의 배출을 크게 줄여 항만 도시의 공기 질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IMO는 지난해 2023년 7월 ‘2023 IMO 선박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최소 20% (최대 30%) 감축하고, 2040년까지 최소 70% (최대 80%) 감축하며, 2050년경 순배출량 '제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2050년까지 50%를 감축한다는 기존 목표보다 상향된 것이다. 다만 2030년과 2040년 감축량은 국가별 자율적인 감축 노력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의무 목표가 아닌 점검 차원의 지표라는 점에서 2050년 목표와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전략은 해운업계에 더 큰 책임감을 부여하며, 동시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운업계는 2020년대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더 친환경적인 연료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LNG(액화천연가스), 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등 저탄소 혹은 무탄소 연료의 도입과 함께, 기존 선박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선박의 저항을 줄이는 선체 디자인, 효율적인 엔진 기술, 그리고 항로 최적화를 통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법들이 있다.
2030년까지 성공적인 탈탄소화가 진행되려면 해운업계는 17Mtoe (1700만 석유환산 메가톤)의 탄소중립 연료가 필요하다. 이는 전 세계 탄소중립 연료 생산량의 30~40%에 달하는 양으로,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이 필수적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야 하며, 이를 통해 연료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확대해야 한다.
(Source: 게티이미지뱅크)
기술혁신 : 빅데이터와 분석
빅데이터 분석은 해운업체들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자원 소비를 최적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기술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해운업체들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결과적으로, 해운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운업체들은 선박의 운항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은 연료 소비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박의 연료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최적의 운항 속도와 항로를 설정함으로써 연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정비 일정을 최적화하여 선박의 가동 시간을 최대화하고, 불필요한 정비로 인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은 시장 데이터를 활용하여 해운운임의 변화를 예측하는 데도 유용하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와 중국 컨테이너 운임 지수(CCFI)와 같은 지표를 분석하여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에 따라 전략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예측 능력은 해운업체들이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Source: 게티이미지뱅크)
공급망 다각화
지정학적 리스크는 해운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갈등, 중동 지역의 불안정은 해운 경로와 물동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물류 흐름을 방해하고 해운 비용을 증가시키며 무역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예를 들어, 2023년 12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한 이후, 2024년 1월과 2월 동안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무역량은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1]. 이러한 위험이 커지자 글로벌 해운사들은 유럽으로 향하는 주요 경로인 수에즈 운하를 포기하고, 희망봉을 우회하는 경로를 선택하게 되었다.
지정학적 갈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공급망 다각화가 필수적이다. 리스크를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공급망을 재편해야 한다. 과거에는 생산의 효율성과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자동화와 디지털화, 지역화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새로운 공급망 전략이 필요하다.
공급망 재편은 글로벌 경제에서 화주와 해운선사에게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다. 따라서 특정 국가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이중화 체계를 갖추는 한편, 재고 확충과 수요 예측 고도화를 통해 수급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해운산업의 미래
해운산업은 현재 지속 가능성과 기술 혁신을 중심으로 한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이는 도전이자 기회로, 해운업체들은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고, 디지털 혁신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국제 규제와 정책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해운산업은 이러한 변화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응하느냐에 따라 그 생존과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2025년 1월, Maersk와 MSC의 2M 얼라이언스가 종료된다. 이후 MSC는 독자 노선을 선택하고, Maersk는 Hapag Lloyd와 함께 2025년 2월부터 Gemini Cooperation이라는 새로운 협력 관계를 시작한다. Gemini Cooperation 결성 발표는 얼라이언스 간 순위 변동 및 선복량 격차 확대를 촉발하여 해운 얼라이언스 구도 재편을 더욱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해운 얼라이언스 재편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해운산업은 지속 가능성과 기술 혁신을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를 통해 해운산업은 글로벌 경제의 핵심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해운업체들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은 해운산업을 더욱 강력하고 탄력적인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며, 전 세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 Reference
[1] IMF, Red Sea Attacks Disrupt Global Tra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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