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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업계획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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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USB 7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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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가까워지면 구매부서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집니다내년 사업계획을 준비하느라 회의실은 가득 차 있고 엑셀파일이 바쁘게 돌아가는 시기입니다사업계획은 이미 수 차례의 Revision을 거쳤으나 앞으로 몇 번의 Revision이 남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오늘 점심 메뉴도 정하기 어려운데 1년치 사업계획을 미리 작성하라고요?”

 

그래도 해야죠바이블과 함께라면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방식과 산업군에 따라 달라지는 특성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우리는 왜 사업계획을 만드는가

경영진들이 구매부서를 통해 제일 알고 싶은 내용이 뭘까요? ‘그래서 내년에 얼마를 쓰겠다는 건지’가 제일 궁금하지 않을까요? 예상 금액을 산정하는 방법은 구매 품목 유형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방법인 수량 x 단가 = 금액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예상 금액 산정 방법

 

 

일단 수량은 우리가 정하지 않습니다

#수요주도 방식 vs. 생산주도 방식

수량은 영업 또는 생산 부서에서 결정합니다많은 산업군에서 판매 예상량을 근거로 최초 사업계획 수량을 산출하고 이를 근거로 생산 계획과 조달 계획을 수립합니다. 이것을 ‘수요주도 방식’이라고 합니다. 일부 산업군은 설비 가동률을 중요시하여 생산 공장에서 최초 사업계획 수량을 산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을 ‘생산주도 방식’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레진1)이 급하게 필요하여 외국계 케미컬 회사와 미팅을 했었는데요좋은 제안을 드렸음에도 사전 수립한 오버홀2)계획 때문에 거래로 진행하지는 못 했습니다. 그 영업사원은 ‘생산주도 방식’을 고수했던 겁니다. 스팟성 거래의 이익보다는 장기 수선계획 변경의 손실이 더 컸을 테죠.

 

 

정해진 수량에 근거하여 예상 단가를 정합니다

#우리는 단가만 조집니다

구매부서의 사업계획은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국제 유가환율원자재 가격전기세(공공요금 포함등 관련 지표를 꼼꼼히 살펴봅니다그런데 모든 지표를 봐도 답이 없습니다데이터 몇 개를 봤다고 연간 예상 단가를 산출할 수 있을 만큼 시장은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죠오죽하면 구매업계에서 이러한 자조적 표현이 밈이 됐을까요?

 

제가 그걸 다 맞출 수 있으면 지금 여기서 일하고 있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해야 합니다근거가 없으면 찾아서내용을 모르면 협력사에게 물어봐서라도 단가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그렇게 마침내 예상 단가를 산출하였습니다이제 수량에 단가를 곱하고 연간 변동 비용을 산출해보니 500억 원이 상승하겠네요사업계획 작성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어라뭔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사실 단가도 우리가 정하지 않습니다

#바텀업 방식 vs. 탑다운 방식

실무단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한 현실적인 계획이 경영진에게 올라가면경영진은 회사의 전략적 목표를 반영하여 사업계획은 진화(?)하게 됩니다실무진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면 ‘바텀업 방식’, 경영진의 의지가 많이 반영되면 ‘탑다운 방식’이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두 방식이 혼용되며 지속적으로 Revision 되는 사례가 많은데이러한 경우는 탑다운 방식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바텀업(이었던 것)이죠.

 

 

구매 사업계획의 4사분면 이론

앞서 논의했던 개념을 그림으로 표현해보겠습니다. 경영학이나 SCM 이론을 찾아봤는데 적절한 사례가 없어 제가 직접 이름을 붙였습니다.

 

구매 사업계획의 4사분면

 

 

① 공정동조형(Production-Syncronized) : 공정 탑다운 x 생산주도

구매부서는 경영진이 생산성에 큰 가치를 부여하고는 있음을 이해하고 생산부서와 소통하여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② 수요동조형(Demand-Syncronized) : 탑다운 x 수요주도

구매부서는 경영진이 요구하는 바를 이해하고 시장을 분석하여 경영진의 목표와 시장 수요의 간극을 적절히 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③ 현장주도형(Field-Driven) : 바텀업 x 생산주도

구매부서는 생산부서와 함께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한편이를 이루기 위해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우리가 세운 목표니 우리가 달성해야겠죠?

 

④ 민첩수요형(Agile-Driven) : 바텀업 x 수요주도

구매부서는 영업부서와 소통하며 매우 현실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이후에 구매부서는 시장 동향을 꾸준히 파악하여 단가 조정이나 긴급 물량 확보에 대비합니다.

 

 

그래서 좋은 사업계획이란 무엇인가?

여러분이 속한 구매부서는 앞서 설명한 구매 사업계획의 4사분면 중 어디에 속하고 있나요? 경영진의 전략적 목표와 실무진의 현실적 목표 중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매출을 관리하는 영업부서의 의견과 수율을 관리하는 생산부서의 의견 중 어떤 의견에 더 무게를 두고 일을 하십니까? 

 

이처럼 각각의 상황에 따라 ‘좋은 사업계획’의 기준은 달라집니다.

 

‘좋은 사업계획’은 정확한 예측, 혹은 혁신적인 원가절감 방법을 포함했다기보다는 경영진, 조직에서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에 얼마나 가깝게 만들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지금도 회의실에서 부지런히 엑셀파일을 돌리고 있을 구매담당자분들께 이 글을 바칩니다.             
 

 

1)레진(Resin): 포장 부자재의 주요 원료로 사용되는 합성수지로 플라스틱의 기본 재료

2)오버홀(Overhaul): 설비를 분해하여 점검, 수리, 교체를 통해 초기 성능으로 복구하는 대규모 정비 작업

 

 

이 주제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시면 더 발전된 컨텐츠로 보답하는 바이블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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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USB | 이재엽 칼럼니스트

식품 제조업을 거쳐 현재 유통업계에서 구매를 하고 있습니다. 좋은 구매란 무엇인지, 좋은 구매를 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함께 알아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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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독창적인 거울 · 2024.11.29

사업계획 시즌이 벌써 다가와버렸군요.ㅠㅠㅠㅠ

그윽한 USB (작성자) · 2024.11.29

매년 하는건데도 매년 새롭네요

조그만 히터 · 2024.11.29

너무 공감되고 도움되는 글이었습니다!!

그윽한 USB (작성자) · 2024.11.29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