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자재 운영 오류 ① “계약 내역과 납품 내역이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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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은 스탠드 2024.11.05

구매부서에서 계약한 자재가 계약 내역대로 현장에 납품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건설 현장에서는그렇지 않은 케이스도 당연(?)하게 발생합니다. 타일 공사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사례, A 아파트 타일 공사

A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는 타일 공사 시 20여 종류의 타일이 사용되었습니다. 타일 마다 크기, 재질, 강도, 디자인, 부착 부위가 모두 다르며 선행 공사의 상황에 따라 시공 여건도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타일마다 실제 사용량에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인해 전체 계약 물량을 기준으로 일부 타일은 계약보다 남고, 일부 타일은 수량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원칙대로면 남는 타일을 감축하고 부족한 타일은 추가구매하는 ‘변경 구매’를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현장에서 본사 예산부서에 예산 변경을 승인받아야 하고, 이후 구매부서로 변경 구매를 요청해야 합니다.

타일 자재 계약 시 할증을 감안하여 물량을 산출하기 때문에, 적절히 사용했다면 계약 물량 대비 실제 사용량이 적어 계약 대비 남는 물량이 생겨야 합니다. 그러나 A 현장에서는 예산 변경을 위한 사유 분석 업무와 변경 구매 업무를 생략하고자 계약업체와 협의하여 차후에 계약 대비 남는 물량으로 부족한 타일을 정산하기로 하고 부족한 타일을 본사에 통지 없이 현장에 반입하였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물량이 쌓이다 보니 계약 잔액이 부족하게 된 점입니다. 계약업체에서는 추가 물량의 정산을 현장에 요구하였으며, 부족할 것을 예상 못했던 현장 담당자는 자재 부족 사유조차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건설자재 운영 오류는 위 사례에 나오는 타일 자재뿐만 아닙니다.

철근 콘크리트공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구조 도면으로 발주하는데, 실제 시공 시에는 샵 도면(Shop Drawing)을 그려 최종 확정된 자재 규격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때 공사에 투입되는 철근, 레미콘, 단열재 등의 규격이 변경될 수 있으며, 발주 시점이나 변경구매 여부에 따라 계약 내역과 상이한 규격으로 현장에 반입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건설 현장의 특수성 상 현장의 여건과 시공 상황에 따라 계약과 다른 규격이 필요하거나, 규격별 물량의 차이가 발생하고, 이때 현장 담당자는 본사를 패싱하고 계약업체와 협의하여 마무리 짓고자 하는 유혹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건설현장의 자재 운영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노력에 집중해야 합니다.

첫째, 현장 담당자와 계약 업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현장 담당자에게 구매 절차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절차 위반에 대한 징계 규정을 전파합니다. 계약 업체에겐 구매부서를 통하지 않은 발주에 대해 대응하지 않도록 계약 사항 전달하고 위반 시 페널티가 있음을 주지시켜야 합니다.

둘째, 현장의 귀책사유가 없거나 소소한 변경에 대해 업무가 간소화되어야 합니다.

현장 담당자는 무수히 많은 변수를 접하게 되고, 이에 대한 보고와 처리 업무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보고 체계나 업무 절차가 불필요하게 과다하다면, 현장 담당자는 이를 쉽게 처리하려는 유혹을 받기 마련입니다. 일부 건설사들은 수립된 예산 범위 안에서는 본사의 통제 없이 현장 재량으로 처리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업무 효율화는 구매비용의 절감뿐만 아니라 본업의 집중을 통한 성과도 창출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 정밀한 설계로 예산을 수립하고, 철저한 시공관리로 물량의 오차를 줄여야 합니다.

이는 개인의 노력이나 본사의 통제로 접근하기보단 BIM 같은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변수에 대해서도 케이스 스터디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류하여 관리될 수 있어야 합니다.

건설 현장은 지리적 환경과 시장 상황, 수행 인원이 매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무수히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효율적인 시스템의 구축과 지속적인 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