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도서 인터뷰는 비즈니스 협상의 실무와 사례에 대한 책을 집필하신 류경선 팀장님을 모셨습니다. 팀장님께서는 현재 롯데그룹에서 무려 30년 동안! 인사, 구매, 물류 업무 등 다양한 영역을 담당하시며 MBA(인사), CPSM(구매), GLSC(물류) 자격을 통해 업무의 전문성을 키워오셨는데요.
업무를 하면서 공통된 영역이 협상과 코칭임을 크게 깨달으시고 한국협상경영원(KNM)과 세계경영연구원(IGM)에서 협상에 대한 인사이트를, 코칭은 한경닷컴과 인코칭에서 코칭 경험을 쌓으셨다고 합니다. (Wow..👀)
이 책에서는 기업의 상거래와 연봉협상 등 비즈니스 협상을 중심으로 실제 사례를 발굴하여 분석하였고, 사례들을 일정한 분석 틀에 맞춰 스토리로 소개하고 과정과 결과를 정리하며, 각 사례의 특징과 교훈을 제시했는데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각각의 사례를 비교 분석하여 공통점을 도출하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까지 정리가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이렇듯 팀장님의 협상과 코칭 경험, 그리고 노하우가 이 책에 모두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팀장님께서 오랜 시간 쌓아오신 협상에 대한 지혜를 자세히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 BATNA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어요.
BATNA : (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는 협상에서 아주 중요한 개념 중 하나로, 협상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의 최선의 대안을 의미하는데요. 이 전략은 협상 과정에서 자신의 위치를 강화하고 협상의 결과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진행될 때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를 미리 고려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 내용을 반복해서 소개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볼게요.
까르푸 매각 사례가 BATNA의 중요성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한국의 까르푸는 큰 기대와는 달리 대형마트의 경쟁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이로 인해 롯데마트와의 합병설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합병을 부인했으나 이미 물밑에서는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었죠. 이때 많은 분들의 예상과는 달리, 한국까르푸는 오히려 점포수를 확장하는 협상 테이블의 독특한 BATNA 활용을 펼쳤습니다.
당시 협상 테이블에서는 롯데마트만이 유일한 인수 후보였는데, 경쟁 부재로 인해 까르푸의 가치를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신규 점포 개설을 통해 규모를 확장하여 이마트의 관심을 유도하고 인수 경쟁에 뛰어들도록 전략을 펼쳤던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까르푸는 롯데마트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BATNA를 강화한 사례였습니다.
반면, 미국 진출을 고려하는 농구선수 K의 사례에서는 BATNA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 협상이 어떻게 불리하게 전개되는지를 보여줬었는데요. 농구선수 K는 소속 구단이 제시한 연봉 5억 원이 가능했지만 BATNA 확보가 안된 상태에서 협상을 진행해서 1억 3천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어야만 하는 상황도 생겨난 것입니다.
이렇듯 BATNA는 협상의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부족할 때는 반드시 만들어서 협상에 임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 책 관련한 궁금증
🎤 : 독자분들께 어떤 인사이트를 주고 싶으셨나요?
🧏♂️ : 협상은 어디서든지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그런 관점에서 협상은 일상생활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최근에 제가 직접 시도해 본 협상 경험담을 말씀드려 볼게요.
김포에 있는 강원도 토속 한정식 식당에 8명 점심 예약을 하려는데 10명 이상만 예약을 받고 인원이 안되면 현장에서 오는 순서대로 자리를 배정해 주는 식당이 있었어요.
(사실 그곳은 이미 몇 차례 방문한 식당이었기에 웨이팅이 최소 30분에서 평균 1시간임을 알고 있어 한정된 점심시간 내 이용이 곤란할 상황이라 예전 같으면 다른 장소를 알아봤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협상을 제대로 공부하고부터는
이런 입장에도 식당 사장님과 협상을 시도해 봅니다.
먼저 표면화된 요구사항인 10명 이상만 예약받는 부분에서 질문을 통해 사장님의 욕구를 파악이 되기에 "왜 예약을 10명 이상으로 정하셨나요?"라는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사장님께서는 예약 후 취소가 많고 단체 손님들은 그에 비해 취소율이 적어 매출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10명 이상으로 기준을 정했다는 거죠.
이 답변을 듣고 나서 제 입장의 설득이 아닌
사장님 입장에서 제안해 볼 수 있어요. 이렇게요.
“10명이 가면 3 테이블을 비워 둬야 할 텐데 8명이면 2 테이블만 배정하고 1 테이블은 오는 손님 4명을 받으면 더 많은 매출이 생기지 않나요?”
“10명 예약하고 당일 2명이 사정이 있어 8명이 가면 당일 예약 전체가 취소가 되나요?”라고 말이죠.
이와 더불어 만약 취소가 염려가 되면 보증금을 송금해 드릴 수 있다고 하니, 결국 8명으로 예약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렇듯 이 경험담에서 말씀드리고 싶었던 사항은, 협상은 어렵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 일상에서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 : 오! 성공적인 협상이셨군요.
그럼 작가님께서는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 바로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성공적인 협상 하면 통상 윈-윈(win-win) 협상으로 자주 언급되죠. 이는 상대방이 협상에서 이겼다고 인식하게 하고 본인도 원하는 바를 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최장수 주중 대사를 지낸 김하중 대사는
“이기는 데만 집중하면 큰 것을 놓칠 수 있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격이다. 협상은 관계이며 신뢰에 성패가 달렸다. 외교는 말로 승리하면 안 된다. 내가 승리했고 이번에 외교를 잘했다고 떠들면 안 된다. 상대방이 외교를 못 했다는 얘기가 되지 않나. 외교는 승부가 50대 50이 돼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51대 49로 이겼다고 생각하게 해야 한다” 는 말을 해주셨는데, 이 말에 저도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윈윈(win-win) 협상이 되려면 첫 테이블에 올라온 안건만으로는 적정선의 타협이 최선이기 때문에 상호 필요한 협상 안건을 추가로 개발하는 게 필요하거든요.
구매업무를 예를 들면
핸드폰 고속 충전기 구매를 협상할 때 기존 단가 15천 원에 대해 12천 원으로 인하하고 싶은 상황이라면 가격 이외에 구매수량, 납기주기, 대금결제 방법 등을 협상 안건으로 포함해 상호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겠죠.
그래서 “12천 원으로 단가를 낮춰주면 기존 만개 구입량을 두배로 늘리고 대금결제도 90일 어음이 아니라 한달 후 현금 결제로 해 주겠다” 등의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 이 책은 특히 누가! 꼭 읽었으면 하나요?
🧏♂️ : 구매, 물류, 인사 관련 업무를 하신다면 꼭 필요하겠어요.
마음이 좀 더 가는 건 저와 같은 경험을 한 구매와 물류 그리고 인사와 기획 업무를 하고 있는 분은 꼭 읽었으면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영역에서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사랑하는 대학생 딸, 고등학생인 아들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하기도 했어요. 참고로 책에는 비즈니스 리더의 필독서로 되어 있네요.
👀 개인 질문 타임~
🎤 : 협상에 대한 인사이트를 어떻게 넓히셨어요?
🧏♂️ : 지속적인 학습과 더불어 실전에 활용하고 접목했어요.
구매업무를 진행하며 그간의 경험을 지식으로 체계화하기 위해 2014년에 서울과학종합대학원 (aSSIST)에서 운영하는 국제공인 공급관리 자격증(Certified Professional in Supply Management) 과정을 들었어요. 이 과정에서 교수님들의 강의를 통해 협상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습니다.
또 지속적인 갈증을 해소하고자 2016년에 세계경영연구원(IGM)의 협상 최고위과정을 이수하며 사례별 실습을 통해 인사이트를 넓히게 된 계기가 되었답니다. 만약 구매와 협상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두 과정은 꼭 들어보셨으면 좋겠네요.
🎤 : 책을 쓰시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 : 제 이름이 적힌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이름의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이 책의 서평을 써주신 전영민(롯데벤처스) 대표께서 2014년 “어떻게 일하며 성장할 것인가”라는 책을 출간하시고 제게 선물로 줄 때인 듯합니다. 실제로 저도 출간 후 책을 주변분들에게 드리니 본인들도 책을 써 볼 생각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코칭에 대한 원고를 작성하는데, 아무래도 관련한 책을 처음 집필하는 사람들 여러 명이 의욕만 가지고 준비를 하다 보니 원고를 각자 마무리 하고 다음단계로 넘어가지 못해 중단되었어요.
그런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했나요?
2023년에 한국협상경영원(KNM)에서 주관하는 협상가 1급 자격증 과정을 마치고 이 기관의 원장님이신 원창희교수님의 제안으로 직접 경험한 사례를 책으로 만들려 하는데 참여 의사가 있는지 말씀 주셨고 그때가 기회라고 생각하고 참여했습니다.
코칭 집필할 때와는 다르게 이미 집필 경험이 있는 교수님과 MBC 송효지 차장님과 함께하여 집필 과정이 수월하긴 했어요. 만약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공저 형태로 집필을 희망하는 분이 계신다면, 기존에 경험이 있는 분과 함께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러고 보니 2004년 대학원 석사 논문작성 , 2014년 일반도서 집필 계기, 2024년 현 도서 집필로 세상은 빠른데 저의 책 관련 사건은 10년 주기네요. 2034년에는 어떤 책 관련 이벤트가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 : 다들 이 책을 읽고 협상전문가가 되어있으면 어떡하죠?
🧏♂️ : 하하하, 제가 바라는 바입니다.^^
이 부분은 정말 제가 바라는 바입니다.^^
협상 전문가들이 많은 세상은 더 풍성해질 거예요. 일회성 협상이 아닌 경우, 상호 간의 욕구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게 될 테니까요.
저 역시도 협상을 할 때는 제 욕구와 더불어 상대방의 욕구를 예측하고 상호 만족이 가능한 대안을 마련하려고 노력합니다.
🎤 : 성공적인 협상을 위한 팀장님만의 원칙이 있으신가요?
🧏♂️ : 협상 준비표를 활용해서 사전 준비를 정말 철저히 해요.
저 같은 경우는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합니다.
IGM(세계경영연구원) “협상의 10 계명” 모델을 활용하여 협상에 앞서 저와 상대방 입장에서 협상준비표를 작성하며 준비합니다.
협상준비(NPT, Negotiation Preparation Table)의 정리 항목을 세분화하면
요구(Position)와 욕구(Interest), 숨은 욕구(Hidden Interest), 창조적 옵션(Creative Option), 객관적 기준(Standard), 그리고 결렬 시 최선의 대안(BATNA)으로 본인과 상대방의 경우로 구분하여 작성하고 협상 시 질문과 관찰을 통해 수정 보완하고 이를 반영한 협상안을 제시한다면 성공적인 협상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협상을 함에 있어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드리며, 실제 일상생활에서 협상 상황이 나타났을 때 상호 필요한 협상 안건을 추가적으로 개발하는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접목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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