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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산업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는 중요한 산업 중 하나로 간주된다. 이 산업의 핵심에는 '해운운임'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이에 대한 이해는 전체 산업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해운운임은 간단히 말해, 선박을 통한 해상운송의 대가로 받는 비용을 의미한다. 우리의 일상에서 사용하는 수많은 상품들이 세계 각지에서 선박을 통해 운송되며, 이러한 운송에 따른 비용은 상품의 가격에 반영된다.
해운운임의 변동은 국제 경제 및 무역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예측은 상당히 중요하다. 예측이 정확할 경우, 무역업체, 화주, 심지어 소비자까지 이익을 볼 수 있게 된다. 반면 예측이 틀릴 경우,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거나 기회비용을 잃게 될 수 있다. 따라서 해운운임의 추이를 정확히 예측하고 이에 따른 전략을 세우는 것은 해당 산업뿐만 아니라 국제 무역 전반에 걸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해운운임은 어떻게 형성이 될까? 해운운임은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지만, 주된 요인은 수요와 공급이다. 그러나 이 간단한 두 단어 뒤에는 해운산업의 복잡한 특성과 패턴이 숨어 있다. 해운산업은 전통적으로 특정한 순환 과정을 겪게 된다. 이 순환은 저점에서 고점으로의 상승과 그 후의 붕괴로 이어진다. 이 과정은 간단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선사는 수요와 해운운임의 수준에 따라 선박의 공급량을 조절한다. 만약 수요가 증가한다면, 선사는 선박 발주를 증가시킬 수 있다.
반대로 수요가 감소한다면, 임시결항(Blank Sailing)이나 감속 운항, 심지어는 폐선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조절 과정을 통해 해운운임은 최종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에서 형성된다. 이 순환 패턴을 알고 있다면 해운운임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해운운임 예측은 다양한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번 칼럼에서는 이러한 어려움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다.
[해운산업 사이클]
(출처: Stopford, 2009[1])
1. 수요 측면
수요 측면에서 볼 때, 해운운임 예측을 위해서는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물동량, 경기지표인 Purchasing Managers' Index (PMI), Gross domestic product (GDP), The composite leading indicator (CLI) 데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예측의 정확성은 데이터의 신뢰성에 크게 의존한다. 여기서 큰 문제점이 나타난다. 물동량 데이터는 현시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다. 예를 들면 해운운임 데이터는 2023년 9월까지 확보할 수 있다면, 물동량 데이터는 2023년 7월까지의 데이터만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2개월의 데이터 공백이 예측의 큰 변수로 작용한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해운 데이터 제공 기관인 Container Trades Statistics와 Clarksons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도 물동량 데이터는 항상 현 시점보다 2개월의 공백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데이터의 정확성과 완전성이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선사, 항만, 그리고 기타 관련 기관으로부터의 데이터 수집과 그 이후의 검증 및 처리 과정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약 2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 2달의 공백이 단순한 숫자로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 해운운임 예측에 있어서는 큰 변동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매주 업데이트되고 있는 해운운임 예측에서는 이러한 시간 갭이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는 예측의 정확성과 신뢰성에 큰 지장을 주게 된다.
[중국-미서안 SCFI, 물동량 데이터 확보 비교]
(출처: Container Trades Statistics[2], Clarksons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3])
2. 공급 측면
해운운임 예측을 위해 공급량 산정은 매우 중요하지만 어려운 문제다. 주요 문제점은 항로에 따른 정밀한 데이터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SCFI(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는 상하이 기반의 컨테이너선 운임을 지표화한 대표적인 지수로,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는 주요 15개 항로의 운임 정보를 포괄한다. 이에 포함된 중요한 항로는 중국-미서안, 중국-북유럽, 중국-지중해, 중국-미동안 등이 있다. 따라서, 항로별 운임 예측을 정확하게 하려면 해당 항로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물동량과 관련된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쉽게 확보할 수 있지만, 항로별 공급 정보는 그렇지 않다. 특히, 각 항로의 상세한 공급 데이터를 확보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해운 정보의 주요 제공자인 Clarksons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와 Drewy는 대륙 간 정보(아시아-북미, 아시아-유럽 등)에 중점을 둔 상황이며, 항로별 세부 데이터는 제공하지 않는 한계가 있다. 물론, Clarksons이 제공하는 선복량, 인도량, 계약량, 폐선량과 같은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항로별로 세분하되 지 않았다. 따라서 세계 해운산업의 큰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특정 항로에 대한 세부 운임 예측을 위해서는 충분치 않다. 게다가, 선사의 전략들, 예컨대 임시결항(Blank Sailing), 감속 운항, GRI 전략 등에 대한 항로별 정보 역시 접근이 제한적이다.
이런 한계로 인해, SCFI(상하이 컨테이너 화물지수) 예측을 위한 항로별 공급량의 산정 및 예측에는 큰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필자는 현재 삼성SDS와 협업하여 해운운임 예측 프로젝트를 3년째 수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항로별 정시성 데이터를 중요한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더해, 선사의 정확한 스케줄과 선박 투입 정보를 기반으로 각 항로의 공급량을 산정하고 있다. 더욱이, 항로별 공급량의 정확한 산정을 위해,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물동량이나 해운운임의 변동에 따라 임시결항(Blank Sailing) 가능성을 예측하고 분석하고 있다.
[Comprehensive SCFI]
(출처: Clarksons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3])
3. 글로벌 이슈- 지정학적 갈등 및 기후 변화
해운산업의 변동성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면, 이는 다양한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해운운임은 국제 정치, 경제적 상황, 기후 변화와 같은 예측하기 어려운 외부 변수들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요인들은 각각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면서 해운산업의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불안정한 정세는 전 세계적인 물류 및 해운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국가 간의 정치적, 군사적 충돌로 인해 교역 경로, 운송량, 물류비용 등 다양한 요소에 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갈등이 있다. 두 국가 간의 충돌은 세계의 주요 에너지 및 농산물 공급 흐름을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그 결과로 글로벌 교역 및 해운운임에 큰 변동성을 가져왔다.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 전쟁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할 이슈 중 하나이다. 이스라엘 인근 해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사들은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서비스의 경로를 변경하거나 조정해야 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해운운임의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정세의 불안정성은 해운운임의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해운운임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따라 결정되는데, 불안정한 정세로 인해 발생하는 교역의 중단, 항로 변경, 공급망 변경 등은 예측의 복잡성을 높이게 된다.
항로별 물동량 데이터를 통해 이러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Container Trades Statistics (CTS)의 항로별 데이터를 살펴보면, 2021년 12월 중국에서 미서안으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586,715TEU였지만, 2022년 1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후로 458,765TEU로 줄어 21.81% 감소했다. 중국에서 미동안으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21년 12월의 392,293TEU에서 2022년 12월에는 268,281TEU로 감소해 31.70% 하락했다.
중국에서 북유럽으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21년 12월에는 764,176TEU였으나 2022년 12월에는 595,281TEU로 감소하여 22.20%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중동으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21년 12월의 204,695TEU에서 2022년 12월에는 257,693TEU로 증가해 25.89% 상승했다. 중국에서 남미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21년 12월의 115,623TEU에서 2022년 12월에는 110,779TEU로 감소, 4.19%의 소폭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우상향한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주요 항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의 추세가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동성은 해운운임 예측의 정확성을 저하시킨다. 따라서, 더욱 세밀하고 전반적인 물동량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며, 전 세계적인 교역 흐름의 변화를 고려하여 예측 모델을 개선해야 한다.
[중국발 컨테이너 물동량 변화량]
(출처: Container Trades Statistics[2])
또 다른 사례로는 기후 변화를 들 수 있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는 파나마 운하 가뭄이다. 파나마운하청에 따르면 9월 10일 가툰 호수의 수위는 5년 평균 대비 6.8% 하락하여 79.65피트로 기록됐다. 파나마운하 운영에 문제가 생기며 일 평균 통행 대수를 36대에서 32대로 줄였으며 선박 흘수 제한이 시행되었다. 선박 흘수 제한으로 인해 컨테이너 선박의 적재량을 줄여야 한다. 대체 항로인 마젤란해협을 선택할 수 있으나 컨테이너 선박 속도 10 Knot 가정 시 파나마 운하보다 약 33일 항해 시간이 길어져 비효율적이다. 파나마 운하 가뭄은 해운 운임 상승으로 이어져 중국 상하이발 미동안 운임은 9월 둘째 주 기준 1FEU 당 286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마지막 주(2010달러) 대비 43% 상승한 것이다.
4. 계절성
해운운임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계절성의 변동이 있다. 해운산업은 연중 특정 기간에 그 특성과 패턴이 드러나는 계절성을 갖고 있다. 3분기는 이러한 계절성의 대표적인 예시로, 매년 이 시기를 중심으로 정기선 운임의 변화가 관측된다. 미국의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11월 네번째 목요일, 12월) 앞둔 이 기간, 유통업체들의 대규모 재고 확보 작업으로 인해 물동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 그 결과 해운운임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게 된다.
또한, 중국의 국경절(10월 1일, 7일 연휴 보장)은 이 계절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다. 국경절 기간 중 중국 내 다수의 기업과 공장들이 휴무에 들어가면서, 물동량은 급감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해운선사들은 임시 결항을 도입함으로써 공급량을 조절하고, 그 결과로 해운운임은 국경절을 맞이하여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그러나, 올해의 3분기는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9월의 마지막 주 SCFI는 885pt를 기록하며, 지난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900pt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이는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둔화와 관련이 있어, 물동량의 큰 폭의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이전의 일관된 계절성 패턴과는 다르게 변화하는 현재 상황은 해운운임 예측에 큰 난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물동량 데이터의 2개월 시차와 맞물려 해운운임 예측의 정밀성을 저해하고 있다.
[Comprehensive SCFI 계절성 변화]
(출처: Clarksons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3])
5. 마치며
이번 칼럼에서는 해운운임 예측의 다양한 난제에 대해 다루었다. 해운운임 예측의 주요 어려움은 데이터 확보의 난점과 커다란 변동성 때문에 발생한다. 현 시점의 정확한 물동량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어려우며,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는 예측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또한, 불안정한 정세와 계절성의 변동도 해운운임 예측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물동량 데이터 변화 분석,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예측 모델, 전문가 협의 등이 필요하다. 또한, 계절성과 실시간 물동량 변화를 지켜보며, 상황에 맞게 전략을 조정하고 대응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해운업계는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고,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더불어, 기술적 접근, 예를 들면 빅데이터, 머신러닝, 딥러닝 및 시뮬레이션은 예측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필자가 삼성SDS와 협력해 3년 동안 진행한 해운운임 예측 프로젝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적인 노력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래를 바라보는 해운운임 예측 방식을 제안하며, 중소 선사와 화주들이 단기 및 중장기 전략을 세울 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Reference
[1] Stopford, M. (2008). Maritime economics 3e. Routledge.
[2] Container Trades Statistics
[3] Clarksons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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