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글로벌 경제는 전 세계적으로 둔화된 성장세를 보였는데요. 미국과 유럽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성장세가 꺾였으며, 중국 역시 부동산 부진과 경기 둔화가 두드러진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는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공급망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는 탓인데요. 내년에도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과 공급망 리스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4월, 칼럼니스트 관대한 집게님이 선정한 2023년 구매직무 트렌드 6가지에 이어 이번에는 바이블 칼럼니스트 8인이 선정한 2024 글로벌 공급망 트렌드 키워드 5가지를 소개하려 해요.
2024년에는 어떤 키워드가 있을지, 함께 알아볼까요?
1)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미국 바이든 정부가 미∙중 무역분쟁 이후 중국에 위치한 미국 기업들의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옮기도록 하는 리쇼어링(Re-shoring) 및 니어쇼어링(Near-shoring)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일본 등 많은 국가들이 자국 중심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진출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에 더 나아가 내년에는 우방국 또는 동맹국끼리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처럼 지역 및 동맹국 중심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자 하는 현상은 내년에 더욱 심화되며 프렌드쇼어링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공급망위원회를 설치하여 경제 안보 품목을 지정하고 관련 시설 투자를 지원하는 등 공급망 안정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분야에서 활발한 프렌드쇼어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리쇼어링(Reshoring) :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생산공장 등 해외로 진출한 기업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현상
*니어쇼어링(Near-shoring) :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위해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에서 아웃소싱하는 현상
리쇼어링, 프렌드쇼어링 등의 세계적인 추세와 맞물려 탈중국 현상 또한 가속화되며 '알타시아(Altasia)'가 부상할 전망입니다. 알타시아(Altasia)란 Alternative(대안)과 Aisa(아시아)의 합성어로, 한국, 일본, 인도,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공급망 생태계를 일컫는데요.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으로 중국 정부의 경제 개입 확대와 중국 내 자국 우선 주의가 강화되고 있으며, 미국 역시 기업의 2, 3차 공급망까지 검토하여 중국이 포함된 경우 패널티를 부여하는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시장을 고객으로 하는 기업들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세계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대신 알타시아(Altasia)에 눈을 돌려 중국 중심으로 형성됐던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대안으로 베트남을 고려했으나 현지 인건비 상승과 물류비 부담, 그리고 최근 중국과 베트남 간의 관계 강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요. 기업들은 향후 탈중국 현상의 흐름을 잘 파악하여 이를 새로운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국가 간 무역 갈등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파마나 운하 통행제한 등의 기후변화 요인들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원자재 수급 불안정과 물류비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이와 같은 공급망 리스크와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는 정확한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 물류 디지털화 등의 공급망 전략 수립을 통해 궁극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예측기반 물류 달성에 노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불안한 국제 정세의 영향으로 내년에도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납품 체계 구축이 필수로 자리매김할 전망인데요.
이미 많은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수급에 대한 예측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원자재를 납품하는 협력사와의 상생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지난 10월부터 시행된 납품대금연동제 안착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변동을 반영한 하도급 거래 상의 수정 계약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등 납품대금연동제 미 시행업체에 대한 징계 관련 사항이 내년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납품대금연동제 : 총 계약 금액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자재의 가격이 상승하면 그에 따라 기업이 협력사에 지불해야 하는 납품대금도 함께 인상하는 제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 특정 공무원의 청탁 비리가 드러날 경우, 공무원 직위를 바로 해제하거나 퇴출시키는 제도로 기업체 등의 불법판매 행위가 적발되는 경우에도 적용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