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천문학자인 에드먼드 핼리는 이전 자료를 살펴본 결과 약 76년 주기로 나타난 혜성의 궤도가 일치한 것을 보고 이후 다시 돌아올 시간을 예언하였다. 그가 이 이론을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믿지 않았지만 사후 그가 예언한 시간에 혜성이 지나가자 사람들은 그를 기리며 핼리혜성이라 명명하며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다음 주기는 2061년이다.)
핼리혜성을 언급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지금 우리는 핼리혜성이 76년 주기로 오는 것을 당연하게 알고 있지만 그는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수많은 계산과 증명을 시도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확신이 선 후 발표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행하고 있는 구매 업무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는 ERP프로그램의 결과를 따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수량으로 발주를 진행하지만, 그 적절함을 찾기 위해서 수많은 선배들이 고안하고 시뮬레이션 하였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좀 더 정확한 결과 값을 얻기 위해 무수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뜻 깊은 점은 고민과 시뮬레이션의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자면 전산 부분에서 발전이 더디었기 때문에 수작업 같은 행위를 많이 할 것이다. 다람쥐가 쳇바퀴 돌리듯 끝이 보이지 않는 수작업을 하다 보면 분명 “이걸 왜?”라고 느낄 순간이 온다. 나는 중소기업의 구매팀에 근무하는 재직자 모두 이와 같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기서 끝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이라는 생각도 하길 바란다.
2010년 나의 첫 회사의 선임은 다행히 엑셀로 장부 관리를 하였다. 다만 엑셀 수식을 이용한 것이 아니고 엑셀 행과 열로 표를 만들고 필요수량을 기입하여 출력 후 나에게 발주를 지시하였다.
물론 구매의 기본도 몰랐던 나에게 그 페이퍼는 큰 도움이 되었다. 어떤 자재가 몇 개 필요하고 몇 개를 발주해야 하는지, 전달되는 패턴 속에서 대략이라도 우리 회사의 안전재고 수량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소요량만 나와 있는 페이퍼만 가지고는 내가 원하는 정보를 전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회사의 2,000여 가지 제품을 각 시트로 나누어 계획, 입고, 출고, 재고를 표로 보여주는 수불장을 만들었다. 그 후 나는 이것으로 입출고를 관리하며 현 재고 및 향후 계획 수량 및 시기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었으며, 불량률 및 A/S 지급률 등을 정리할 수 있었다.
이후 수식을 더 활용하여 발주 후 납기 준수율과 입고 등을 산출했고 기록 중인 불량률까지 합산하여 업체 평가를 진행할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프런티어(Frontier) 정신으로……
나는 앞의 이런 행위를 ‘프런티어 정신’이라고 명하고 싶다.
만들어진 프로세스에 맞춰 순조롭게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인식하여 그것을 개척해 나가고 한 단계 발전했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중소기업에서는 많이 온다는 것을 확신한다.
하지만 남들과 같은 상황에서 자신만이 발전하기란 어렵다. 같은 일이라도 위에 언급한 것처럼 “이걸 왜?”라는 인식과 “어떻게 하면?”이라는 질문을 항상 하였으면 한다. 그리고 생각과 함께 많은 시뮬레이션도 하길 바란다. 나는 잠들기 전 갑자기 아이디어가 생각나 컴퓨터를 켜고 서식도 만들어 봤으며, 밤9시에 퇴근하려 시동을 켠 순간 아이디어가 생각나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작업을 했던 기억이 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약소하지만 200명 가까이 되는 온라인 메신저방에 의견을 피력하고 이 곳에서 칼럼을 기고를 하는 것이 프런티어 정신으로 한 단계씩 올라온 나의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수 년 안으로 구매 컨설팅을 해보려 한다. 단, 내가 경험했던 비전 있는 중소기업을 상대로 그곳 구매팀이 원하는 효율성 높은 업무를 세우기 위한 컨설팅을 할 예정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곳의 구매팀에게 높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심어줄 예정이다.
우리는 개척자다. 우리가 개척한 방향으로 회사가 건강해지고 나의 커리어가 높아진다.
라는 마음가짐을 주는 역할이 나의 컨설팅 목적이다. 독자 한 분 한 분이 그런 개척자가 되길 기대하고 응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