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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일수록 더욱 강력한 구매 단가 협상의 제 2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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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고 있으면 암담한 현실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미국 우선 주의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해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급증한 상황에서 어이없는 계엄령 선포로 국내 정치는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연말에는 대형 비행기 사고도 터졌네요.

 

이미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조심스레 진단하고 있습니다. 대형 악재가 연이어 터져 2025년 경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우리라 예상됩니다. 이미 자영업 폐업 수가 최대치로 치닫고, 문 닫는 업체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구매업 특성상, 불경기일수록 물가는 오르고 예산은 줄어 업무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불경기에는 구매 단가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는 고도의 협상력입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고도의 협상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풀어 갈 수 있습니다. 이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구매 협상의 제2원칙을 소개합니다.

 

 

구매 협상의 원칙 2, 

‘악마를 등장 시켜 천사가 되어라!’

이 협상 기술은 보통 경찰이나 형사들이 용의자 취조할 때 많이 쓰입니다. 그래서 형사물 영화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데요. 취조실에 용의자가 앉아 있습니다. 먼저, 악덕 형사가 들어가 다짜고짜 폭력을 행사하며 빨리 자백하라고 위협합니다. 용의자는 위협을 느끼는 만큼 더 독하게 마음을 다잡습니다.

 

이때 인상 좋은 형사가 악덕 형사를 말리며 등장합니다. 악덕 형사를 취조실에서 내보내고, 용의자에게 차 한 잔 혹은 담배 한 대를 주며 따뜻하게 말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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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친구는 너무 다혈질이라 안 엮이는 게 좋아.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말게. 

내가 책임지고 자네를 도울테니 사실을 말해주게.” 

 

“음… 사실은…” 

 

많이 익숙한 장면이죠?     
 

 

‘천사와 악마 협상법’, 실제 적용사례

이 기법은 ‘천사와 악마 협상법’이라 불리는데요, 이것을 어떻게 구매 협상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저는 구매 업무를 막 시작했을 때 선배들이 이 기법을 쓰는 것을 보고 감탄했습니다. 당시 업체 대표의 최종 견적가는 2000만원, 제가 원가 분석해서 잡은 목표가는 170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제 선에서 깎고 깎아서 1800만원에 마무리 지으려고 팀장님께 보고 드렸고, 팀장님은 업체 대표와 미팅을 잡아 달라고 하셨습니다. 

 

최종 협상의 날, 회의실에는 저와 제 사수(최 차장), 팀장님 그리고 업체 대표님과 업체 담당자가 마주 앉았습니다. 먼저 제 사수가 원가 분석한 내용을 스크린에 띄우고 1800만원은 너무 과하다며 15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이에 억지 주장 그만하라며 업체 대표님도 화가 잔득 나셨고 분위기가 험악해졌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합의점을 못 찾고 협상이 결렬될 줄 알았습니다. 

 

이때, 우리 팀장님께서 업체 대표님께 둘이 할 이야기가 있다며 나머지 인원들을 모두 회의실 밖으로 내보내셨습니다. 두 분의 대화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업체 대표님은 굳은 표정으로 돌아가셨고 1주일 간 연락이 없었습니다. 팀장님께 들으니 최 차장(제 사수) 스타일이 원래 돌직구 형이라 기분 상했다면 이해해 달라고 다독이고, 선수들끼리 더 이상 얼굴 붉히지 말고 서로 좋게 마무리하자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최종 협상 후, 정확하게 1주일 뒤에 업체 대표님께 연락을 받았습니다. 

 

“원 과장님…1500만원은 도저히 안될 것 같아요. 

짜고 짜서 1600만원에 마무리 지읍시다. 

우리도 먹고 살아야지. 팀장님께 잘 좀 얘기해 주세요.” 

 

헉… 1800만원에서 제가 그렇게 읍소할 때는 꼼짝도 안 하더니 2백만원이 훅 내려 오다니… 팀장님께 업체의 최종 금액 1600만원을 보고 드렸더니 한 마디 하셨습니다. 

 

“최 차장이 좀 더 강하게 몰아쳤으면 1500만원도 가능했을 거 같은데…

허허. 그려,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자고.” 

 

아! “천사와 악마 협상법” 효과가 기가 막히죠? 

사수가 악마, 팀장님이 천사가 되어 용의자를 구워 삶은 것이었습니다.

 

여러 악재와 장기간 불경기에 공급자, 판매자 모두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 예상됩니다. 2025년 경영난, 물리적으로 극복할 수 없다면, 심리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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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한 집게 | 원승철 칼럼니스트

수출입 무역업 전반 경험과 다양한 구매업무 경력을 보유한 15년차 구매/무역 전문가
의료/제약 전략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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