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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동안 구매 전산 시스템 구축 경험을 연작 칼럼으로 공유해드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실행 과정을 단계별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구매시스템 구축 T/F 시리즈 목차
① 시스템 재구축 배경
② 재구축 T/F team 구성
③ 시스템 재구축 과정
④ 구축 간 애로사항
⑤ 시사점
1. 요구사항 분석: 시스템 구축의 첫걸음
프로젝트가 착수되면 먼저 요구사항 분석이 시작됩니다. 기존에 쓰고 있던 시스템을 분석하고 어떻게 업무가 이루어지는지를 파악합니다. 이를 위해 구매 전산 시스템의 외주 개발 업체는 컨설턴트 및 시스템 구축에 다년간의 경험이 있는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여 시스템 사용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인터뷰를 실시합니다.
바로 전 칼럼에서 소개해 드렸던 시스템 구축 T/F team원들이 주로 인터뷰이 (Interviewee)로 참여를 하게 되지만 각 현업 부서의 사용자들을 찾아서 인터뷰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역할도 합니다. 또한 사내 사용자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등 외부 사용자들도 인터뷰를 하게 되죠. 전산 시스템 안에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 설명을 하고 현재 사용 중에 불편한 점들을 이야기하면 외주 개발 업체의 전문가 집단이 듣고 정리합니다.
요구사항 분석 과정에서 방대한 양의 문서가 생성되는데, 개발업체가 작성을 하면 T/F team에서 제대로 빠지는 것 없이 반영이 됐는지 검토를 하였습니다. 그러한 작업들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 구축하고자 하는 시스템에 구현되어야 하는 기능들이 상세하게 정의가 됩니다.
정의된 요구사항들에 대해 외주 개발 업체가 기술적으로 그리고 비용적으로 구현이 가능한지 선택을 하여 전체 요구사항들에 대한 수용 여부를 판단하고 외주 개발 업체의 의견을 T/F team에 제시하게 됩니다. 모든 요구사항을 다 반영하면 좋겠지만 시간과 비용이 한정되어 있는 프로젝트의 성격 상 선택과 집중을 위한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2. 시스템 설계: 개발의 뼈대를 세우다
이렇게 정의된 요구사항 리스트를 기반으로 하여 두번째 과정인 시스템 구성 및 설계를 합니다. 새롭게 개발되는 시스템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지는지 대략적인 화면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설계하고 큰 틀의 개발 방향을 정합니다. 그리고 기존 시스템과 연결되는 타 시스템들과의 인터페이스를 정의하고 새롭게 개발될 시스템의 인터페이스 설계를 합니다. 시스템 설계 과정에서 외주 개발 업체는 그 업체가 가지고 있는 범용 시스템 솔루션을 얼마나 활용할지 또는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한 솔루션을 새로 개발할지 그 비율을 정하게 되는데 이 또한 개발 비용에 중요한 영향을 줍니다.
이처럼 시스템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개발 설계를 하는데 저희 프로젝트의 경우는 6개월이 걸렸습니다. 프로젝트 기간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또한 정의된 요구사항은 이후 이루어진 시스템의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외주 개발업체에 개발 품질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되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추가 개발해야 하는 사항이나 개선/보완해야 하는 사항이 발견되면 최초 요구사항에 정의가 되어 있는지 또는 요구사항과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있는 개선/보완 사항인지 T/F team과 외주 개발 업체 간에 논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3. 개발과 테스트: 논쟁 속에서 완성되는 시스템
요구사항 분석 및 시스템 설계가 끝나면 프로젝트 중간보고를 실시합니다. 보고 후 큰 틀에서 개발 방향이 확정되면 외주 개발업체는 세부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프로그램 개발 목록을 정의하고 시스템 개발에 들어가게 됩니다. T/F team은 각 개발되고 있는 모듈 단위로 개발 일정을 점검하고 단위 테스트를 실시하여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는지 확인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도 외주 개발업체와 T/F team 간의 논쟁과 협의는 계속됩니다. T/F team은 지불하는 비용 대비 최고의 결과를 얻어내고 싶고 외주 개발 업체는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줄 수는 없는 입장이라 당연히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지만, 시스템 개발을 완성하기 위해 서로가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가며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에 더 가깝습니다.
계획했던 기능들이 개발 완료에 이르게 되면 네 번째 단계로 통합테스트를 실시합니다. 이때는 T/F team 뿐만 아니라 모든 업무 시스템 사용자들의 협조를 받아 시스템을 사용해 보고 테스트 통과 여부를 판정합니다. 테스트가 효과적으로 누락되는 기능 없이 수행되도록 테스트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하는데 T/F team원들이 작성을 해야겠죠. 수많은 테스터들이 적시에 테스트에 투입되도록 계획하고 업무 협조를 구하는 일도 T/F team의 책임이 되겠습니다. 테스트가 끝나면 미진한 부분을 식별하고 개선/보완을 한 뒤 다시 통합테스트를 합니다. 저희 프로젝트는 총 2회의 통합테스트 및 보완 과정을 거쳤습니다.
통합테스트까지 마무리가 될 무렵이면 시스템 사용과 관한 다른 제반 사항들도 준비가 됩니다. 웹 기반의 시스템을 사용하므로 인터넷 접속 주소를 확보하고 데이터베이스, 운영 서버 등 하드웨어 인프라 구성을 확정하며, 정보 보안과 관련한 이슈가 없도록 점검하는 등 챙겨야 하는 사항들이 매우 많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위한 사용자 매뉴얼도 준비를 해야 하고 사내/외 공지 및 교육도 해야 합니다.
4. 시스템 오픈과 최종 완료 보고: 최종 단계의 긴장감
그러다 보면 드디어 새로운 구매 전산 시스템의 공식 오픈일이 정해집니다. 시스템 오픈을 앞둔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T/F team의 업무 강도와 압박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간입니다. 새로운 시스템으로 기존의 데이터들이 잘 옮겨왔는지 점검도 해야 하고 기존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던 타 시스템들의 인터페이스를 끊고 새로운 시스템에 연결하여 원활히 작동하는지 점검도 해야 합니다.
실시간으로 작동하고 있는 시스템 데이터와 인터페이스를 최종적으로 한순간 모두 정지시키고 최대한 빠르게 새로운 시스템을 가동시켜서 다시 데이터를 흘려 보내야 하므로 분 단위로 실행계획을 수립하였고 데이터센터 및 개발자들 그리고 T/F team까지 각 지역에서 연락하며 일사분란하게 시스템을 오픈하였습니다.
시스템을 오픈하고 난 후에는 일정 기간 운영을 하면서 실제 업무 수행 상황을 모니터링 합니다. 그 기간 중 특히 초기에 피할 수 없이 발생하는 각종 오류 및 개선 사항을 접수하여 반영하는 Help Desk를 운영하는 것도 T/F team의 역할입니다.
점차 시스템 운영이 안정화 단계에 이르면 최종 완료 보고를 준비합니다. 각종 검수 확인서에 서명을 하고 외주 개발 업체와의 계약을 마무리할 준비를 합니다. 사내에 입주하여 개발을 수행했던 외주 개발업체는 내부 전산 운영 조직에 업무 인수인계를 실시합니다. 최종 완료 보고에는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기간, 비용, 품질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결과 평가를 실시하며 계획된 대로 개발을 완료했다 하더라도 추후 시스템 고도화를 하게 되거나 업무 환경이 바뀌었을 때를 대비한 시스템 발전 방향도 제시하며 보고를 마치게 됩니다.
완료 보고를 마치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T/F team이 해산하며 프로젝트를 마치게 됩니다.
이번 편을 마치며.
지금까지 구매 전산 시스템 재구축 과정에서 어떤 순서로 실제 업무가 진행되는 지를 살펴봤는데, 아무 문제 없이 순조롭게 계획대로 진행되면 참으로 좋겠지만 진행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때,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계획했던 예산을 초과하게 되는 상황이 생깁니다.
제가 처음 전산 시스템 재구축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사내/외의 지인들이 공통적으로 했던 이야기가 IT 프로젝트는 필연적으로 프로젝트 기간 연장과 예산 초과가 일어난다는 조언이었습니다. 그러한 조언을 들었던 만큼 계획과 실행과정에서 최대한 여러 가지 상황들을 예상하고 미리 준비하려고 애를 썼지만, 아니나 다를까 저희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도 결국 기간 연장과 예산 초과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된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볼 때 그래도 더 큰 문제나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았던 것이 다행스럽게 생각되기도 합니다만, 당시에는 그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고 프로젝트를 끌고 나가는 데 있어서 꽤나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떤 문제가 생겼고 그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 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번 칼럼에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칼럼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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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적인 책장 | 권오경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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