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작년 말까지 칼럼을 게재하였었는데 그동안 회사 업무에 매여 칼럼을 쓸 시간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바빴던 업무가 정리되고 현업과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어 안부를 전함과 동시에 바이블 칼럼 게재를 다시 이어가고자 합니다.

그동안 제가 바빴던 이유는 칼럼 제목과 같이 구매 시스템 재구축을 위한 Task Force team에 차출되어 일했기 때문입니다. 정해진 기한과 한정된 예산으로 회사의 구매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재구축해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업무 강도가 상당했으며 T/F 팀원들 모두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최종적으로는 개발 목표를 달성하고 프로젝트를 종료할 수 있었는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체득된 경험들이 매우 유용하여 독자 여러분들께도 공유해 드리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공개가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시스템 구축 과정과 그 가운데서 느꼈던 시사점들에 대해 소개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칼럼은 아래 순서대로 시리즈로 나눠서 공유할 예정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첫 시리즈로 구매 전산 시스템을 재구축하게 된 배경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구매시스템 구축 T/F 시리즈 목차

① 시스템 재구축 배경

② 재구축 T/F team 구성

③ 시스템 재구축 과정

④ 구축 간 애로사항

⑤ 시사점

구매시스템을 재구축한 이유는?

저희 회사는 전기전자 제조업체로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구매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구축된 지 20여 년이 지난 시스템으로 그동안 업무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필요해진 기능을 추가 개발하여 연결하는 식으로 시스템을 개선/보수해왔습니다. 

그 결과, 근래에 이르러서는 시스템 처리 속도가 느려졌고 데이터 동시 처리 용량도 부족하여 대량 발주 시에는 같은 업체에 나가는 발주라도 수차례에 걸쳐 발주를 나눠서 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회사의 사업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다양한 신규 제품군을 구매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더불어 구매 환경도 변화하여 납품연동제 등 새로운 업무들을 수행해야 했는데, 구(久) 구 시스템은 업무 지원이 한정적이었습니다. 게다가 과거 인터넷 익스플로러 기반으로 Active X를 주로 사용하여 개발되었기 때문에 시스템 보안에 취약성을 보였습니다.

위와 같은 문제점들을 고려해 보면 ‘20여 년이 지나는 동안 어째서 즉각 최신 시스템으로 재구축하지 않고 개/보수 만을 진행하여 시스템 부하만 계속 늘려왔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회사에서 간접 부서의 업무효율 제고를 위한 투자를 집행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7년 전, 무산된 재구축 제안

사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에도 구매시스템 재구축을 회사에서 검토한 적이 있었습니다. 마침 당시 구매기획 업무를 하고 있던 저는 모든 구매 부서원들의 염원을 담아 시스템 재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벤치마킹을 통한 재구축 방향과 최적화한 예산 사용 계획을 포함하여 경영진이 재구축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설득하였지만 결국 실패하였습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기안한 기획서가 채택되지 않았던 저도 실망했지만, 구매 실무자들 또한 계속해서 구(久) 시스템을 사용하며 업무 비효율성을 각자의 수고로 감당해 나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보면 시스템 재구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익에 대해서 구체적인 금액으로 산출 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었고, 구매 담당자들의 업무 효율화를 통해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지 명확히 보여줄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시스템을 위한 투자 시점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라 당시로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침내 확정된 구매 시스템 재구축

시간이 흘러 작년에 와서야 비로소 구매 시스템 재구축에 대한 투자 결정이 이루어졌고 올해 실행이 되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Active X 사용 불가에 따른 보안 취약성 해결과 시스템 노후화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긴급하게 대두된 가운데, 드디어 이번 기회에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구축하여 각종 리스크에 대응하고 구매 선진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최근 다른 회사의 경우를 보면 Active X 사용 불가에 대한 시스템 개선만 소액을 들여 수행하고 그럭저럭 예전 시스템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는데, 저희 회사는 과거 시스템 재구축에 대한 검토가 이미 한번 있었던 것이 금번의 전면 재구축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한편, 저는 그동안 업무가 바뀌어 구매 기획에서 개발 구매를 거쳐 양산 구매업무를 하고 있었고 회사에서는 저를 시스템 재구축 프로젝트의 실행 담당으로 지정을 하여 결국 7년 만에 다시 시스템 재구축 업무에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생활 중 단 한 번일지도 모르는 기회?

구매시스템 재구축 업무는 그 특성상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자주 있는 일이 아니며, 어쩌면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한번 경험해 볼까 말까 한 업무라 생각됩니다. TF를 진행하는 것이 힘든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업무를 받았습니다. 직장인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거절할 수도 없었겠죠. 개인적으로는 구매 부서에 와서 대부분의 업무를 경험하였기 때문에 이제는 전산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는 구매 업무의 전체 흐름을 조망해 볼 수 있는 기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구매시스템 재구축은 그 본질이 IT 프로젝트로 구매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전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개발의 주체는 외주 개발업체입니다. 그동안 구매 업무를 수행하며 다양한 업종의 협력업체들과 일을 해 왔으므로 외주 업체를 상대하는 것은 염려가 되지 않았으나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술적인 지식이 없어 저로서는 프로젝트를 잘 관리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또한, 프로그램 개발은 외주 개발업체가 저희 회사에 와서 상주하며 수행하지만 시스템 재구축 프로젝트 Task Force team의 구성원은 외주 개발업체와 구매업무 담당자만 있어서는 일이 되지 않습니다. 다음 칼럼부터는 구매시스템 재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해 나가는 과정을 설명드리고자 하며, 다음 편에서는 T/F team의 구성과 각자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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