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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주의 SCM 인문학 – SCM을 적용하는 다양한 상황
  • 공급망관리
  • 4~9년
  • 산업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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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스퀘어 7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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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 필자의 SCM 연대기-1

이번 Episode를 작성함에 있어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일정 기간 현역으로 사회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저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부담스러운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독자인 여러분들에게 본문에 직·간접적으로 언급되었던 사람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나는 무조건 잘했고 상대방들은 무조건 잘못했다는 식의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로 비추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관적인 관점을 최대한 배제하고 실제 있었던 사실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제가 고민을 하면서 그리고 용기를 내서 여러분에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SCM이라는 용어를 공식적·비공식적으로도 사용한 적이 없는 기업, SCM을 이해하는 정도와 수준이 낮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기업, 리더와 관리자 중에 SCM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기업, SCM에 대한 중장기적 목적과 목표를 검토해본 적이 없는 기업, 보다 큰 기업에서 근무한 사람이 핵심 경영진 또는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그제야 SCM을 수면위에 올려놓고 논의하게 된 기업 등에 소속되어 여러분이 전체 최적화 관점에서 SCM을 추진하거나 관장하고 있다면 그리고 앞으로 추진하거나 관장할 예정이라면, 여러분이 어떤 업(業)에서 종사하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과 환경에 직면해 있는지, 그래서 어떻게 하는 것이 더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여러분은 저보다는 더 현명하게 생각하고 대처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인고의 과정을 거치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 해당 조직과 기업에 맞게, 올바른 방향과 속도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여러분입니다.    

저는 식품, 건설자재, Fuel, 수리 부속, 가스, 장비에 대한 Forecast 수집·검토·분석·확정, 조달·구매, 저장관리, 운송, 연구개발 등에 대한 업무를 경험하고 관장했습니다. 본문은 가스 산업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가스 산업에서 SCM을 추진하면서 이전에는 ‘정말 따뜻한 온실 안에서 다양한 화초를 키우며 지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 제가 관리자와 리더로 있었던 모든 조직들은 존재의 이유가 명확했기에 항상 일정 규모의 편성과 편제를 이루고 있었고 조직이 지향해야 할 방향·목적·목표가 명확했으며 일정 규모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구축 및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즉, 제가 매년, 나와 조직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정립하며 상대방을 적극 이해시킬 필요도 없었으며 매년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민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매년 조직 구축에 대한 고민을 통해 조직을 새롭게 구축할 필요도 없었으며 매년 나와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목적·목표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매년 제가 나와 조직이 새롭게 해야 할 업무들을 정의하고 정립하며 최말단에 있는 구성원들의 업무 유지 상태까지도 직접 확인하고 교육·훈련도 직접 해야 할 필요 또한 없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가스 산업에서 지낸 시간은 온실이 아닌 지붕도 벽도 없는 황량한 들판에서 눈과 비를 맞아 가며 흙보다는 돌이 더 많은 들판에서 돌을 골라 내가며 다양한 화초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가스 산업 10년 동안 대표이사는 6번 변경되었습니다. 대표이사의 잦은 변경이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이사별로 SCM의 중요성과 이해하는 수준과 철학, 그리고 경험이 각각 달랐다는 점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특히, 보다 큰 기업에서 근무를 했더라도 SCM에 대한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보고 들어본 것이 전부일 뿐, 실제 다양한 업무 과정을 통해 본인만의 철학과 내실 있는 경험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아무리 대표이사일지라도 기존부터 근무해오던 특히 매너리즘이 형성된 기득권을 대상으로 해당 기업에 적합한 논리를 만들어 SCM을 적극 이야기하는 것은 제한되었습니다. 그리고 SCM을 수면위에 올려놓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가 의지해야 하고 필요시 나를 리드해 주어야 하는 전문 경영인은 거의 매년 변경되었습니다. 대기업 출신의 대표이사가 부임하고 나서 대표이사는 조직 내부적으로 SCM을 이해하고 유지하는 수준이 매우 낮다는 것을 인식하였고 SCM을 수면위에 띄워놓고 적극 추진해보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저는 입사의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추진 조직이 구축되어 있는 상태에서 내가 입사한 것이 아니라, 내가 입사해서 추진 조직을 만들어야 했기에 저는 매년 변경되는 담당 임원에게 SCM을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했고 SCM 관점에서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수도 없이 고민하고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담당 임원에게 1년 동안 열심히 이야기를 한 결과, 이제야 조금 이해할 것 같으면 다른 사람으로 변경되는 것이었고 그럼 또 다시 이해를 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했습니다. 설상 가상으로 이해를 시키기 위한 노력이 정치를 하는 것으로 왜곡되어 소문이 나거나 비추어 질 때는 힘이 많이 빠지기도 했고, 방황 또한 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추진 조직의 명칭과 R&R, 추진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의 수 또한 매년 변경되었습니다. 나는 무조건 조직 규모를 키우고 사람을 많이 데리고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없는 것도 문제이고 안정되지 않은 조직을 대상으로 매년 ‘이것을 해라’, ‘저것을 해라’ 하면서 R&R과 사람이 수시 변경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인고의 과정 끝에 4년만에 SCM팀이라는 조직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SCM 명칭을 사용한 조직을 만든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구상에 모든 조직과 기업, 그리고 개인의 사생활에서도 SCM을 하고 있기에 SCM은 철학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즉, 기업에서 SCM팀만 SCM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SCM 팀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은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서 전체 최적화 관점의 SCM 추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비협조적인 상황에서, 사무직 관련, 업무 연관성이 높은 전공을 이수한 인원들을 채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대부분의 인원을 타 부서에서 영입하였으며 영입한 인원들의 상당수는 타부서에서 갈등이 있거나 타 부서에서 적응을 잘못하거나 타 부서에서 퇴사를 희망했거나 업무를 이관 받으면서 업무에 따라 이동한 인원들이었습니다. 따라서 팀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SCM 관련 기초 및 심화 교육을 내가 직접 진행해야 했고 전체 신규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OJT시, SCM 교육 또한 이직시까지 내가 직접 진행해야 했습니다.    

아래 그림은 10년간 어떤 과정과 변화가 있었는지를 개략적으로 나타내는 내용입니다. 2013년 태동기부터 2021년 성장기(안정화, 정상화)까지 정말 많은 일들과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만, 간략하게, 있는 그대로, 그리고 최소화하여 이야기하겠습니다. 태동기 ~ 성장기 용어는 제가 스스로 정했습니다.

 

김갑주의 SCM 인문학 – SCM을 적용하는 다양한 상황(출처 : 물류신문)

 

[태동기] 

입사를 하자마자 운송조직부터 정상화를 시켜달라는 대표이사의 요구에 의해 운송에 보직되어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적기, 적소, 안전·환경 관점에서 그리고 고객 서비스 관점에서 운송·배송 분야 또한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관리 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았었고 당연히 체계적인 운영 또한 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간단하게 몇 가지만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관리자에 의해 배차 계획이 수립되거나 통제되지 않았습니다. 일일, 주간, 월간 배차 계획,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월간, 분기, 반기, 연간 예방정비 계획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배차도 계획적이지 않고 정비도 계획적이지 않았습니다. 배차는 가장 일찍 복귀한 운전기사가 다음날 운행 계획을 수기 작성 후(작성 양식 일정하지 않고, 물량과 상관없이 차량과 사람만 일치시키는 배차 수준) 보드판에 붙여 놓으면 다음날 나이가 많은 운전기사들이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특히 먼 거리의 경우, 자신의 배차를 다른 사람으로 변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였습니다. 그리고 운송 관리를 위한 SOP와 KPI는 전혀 없었습니다. 운송 관리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일지 종류는 딱 3개였는데, 이 마저도 운송 사무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영업 사무실에 있었고 체계적으로 기록 및 유지되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일지 맨 앞에(Cover) 제목만 적혀 있을 뿐, 그 안에 기록되어야 할 내용은 거의 없었습니다. 납품 당일 아침에 납품 수량과 종류가 자주 변경되어 차량에 적재된 용기를 Unload(하차)하거나 Load(상차)하는 경우가 반복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출발이 지연되어 고객과 약속한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였습니다. 차량과 운전기사의 문제가 아닌 상태에서 납품 당일, 운송부서에서 하차와 상차를 반복적으로 한다는 것은 영업의 Forecast 변동이 심하거나 조달 과정에서 문제가 있거나 고객의 긴급 요구가 자주 발생했거나 납품 가능한 완성품 재고가 부족한 것 등이 원인입니다. 즉, 운송부서 자체적으로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운송부서 앞에서 Process를 유지하고 있는 부서들이(영업, 생산, 품질, 구매 등) 자신들의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상호 매끄럽게 연결시켜야 합니다.    

고객사 도착 지연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근절되지 않아 운송부서 자체적으로 납품 전일에 납품 물량을 차량에 상차(Load) 완료하는 제도를 정립하고 고객사 정시 도착율(KPI)을 측정하여 매일 전사 공유하였으나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 고자질하는 사람으로 비추어지고 여러 부서 및 사람들과 불편한 관계만 지속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존부터 유지중인 생산·판매 회의방식을 과감하게 탈피하여 S&OP 프로세스를 적극 도입하고 각종 운영 기준들을 정립해 나가면서 운송부서 앞부분에 있는 각종 수요공급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습니다. 생산관리부서에서 주관하는 생판 회의에 참석해보았습니다. 하지만 2회 참가 후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참가해본 결과, 생산관리에서 전반적인 Ownership을 가지고 주관한다기 보다는 단순히 회의를 개최하는 역할(서기 역할 수준)이었고, 참석하는 부서와 사람이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영업, 구매, 생산, 품질 부서 사람들이 모두 참여해야 하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한두 부서만 참가하고 부서를 대표해서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책임과 의사결정 권한도 없고 참가는 했지만 회의 내용도 잘 모르고 대신 참석해달라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경우도 잦았습니다. 그리고 회의 Agenda가 일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나 다른 부서 것은 모르겠고 내 것만 발표한다는 식의 내용과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몇 가지만 들면, 영업에서 참석한 사람은 자신이 책임지는 고객사에 관련된 이야기만 하고 다른 영업 분야 내용을 물어보면 영업 담당자가 따로 있으니 나중에 별도로 그 사람에게 물어보라고 하고, 밸브와 용기를 생산에서 언급하였으나 제품에 관련된 밸브와 용기만을 이야기하고(그 마저도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상품과 원료와 관련된 밸브와 용기는 언급되지 않고 혹, 언급되더라도 구두로 대충 몇 마디 오가는 상황이었습니다. 문제가 없어서 언급하지 않는 것인지? 문제가 있는데도 언급하지 않은 것인지? 가 매번 궁금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을 통해 프로세스를 유지한 결과와 예상되는 문제점, 서로의 데이터와 정보를 융합한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자기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이야기’, ‘Announce 수준으로 던지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두 번 밖에 참석을 안 했지만 매 회의가 종료되면 저는 마음속에 다음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라고요? 앞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입니까?”    

이후, 운송 부서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저 혼자 급격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거대한 산을 앞에 두고 어떻게 올라가야 할지 몰라서, 지뢰밭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지나가야 할지 몰라서, 2개월 정도 대충 시간만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기존 기득권들로부터 “SCM을 한다고 하는데 급격하게 달라지는 것은 없고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불만의 이야기가 표출되었고 대표이사는 “2013년에는 기존대로 하고 SCM을 수면 위로 올려서 적극 이야기하는 것은 2014년이 되면 그때 다시 생각해 봅시다”라고 회의 때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순간에 다시 생각해봐도 그 당시 대표이사의 말은 너무도 큰 충격이었고 황당하고 당혹스러웠습니다. 실제 망치로 뒤통수를 맞아본 적은 없지만,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정말 망치로 뒤통수를 세게 맞은 충격의 수준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소속된 회사에서 SCM 용어를 끄집어 낸 것은 대표이사였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판단되어 3개월 정도 저 혼자 스스로, SCM 컨설팅(진단) 후, 총 A4지 14 장으로 작성하여 대표이사에게 제출하였습니다. 다음의 내용은 14장에 있는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생산, 구매, 품질, 운송 등, 공급을 책임지는 부서별로, 영업의 Forecast를 공유 받는 시점이 다릅니다. 즉, 공유 받는 시점이 다르다는 것은 시점별로 데이터와 정보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에 따라 공급을 책임지는 부서들마다 실제 각기 다른 데이터와 정보를 가지고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사용하는 언어의 불일치). 그리고 생산은 가스 충전 프로세스에만 관심이 높고 잔류가스처리, 진공처리, 내면처리 등의 프로세스에는 관심이 낮으며 이로 인해 충전을 제외한 타 프로세스의 Visibility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품질은 가스 분석에만 관심이 높고 구매는 발주 행위와 계약에만 관심이 높습니다. 즉, 모든 부서들이 자신들이 그동안 해오던 방식 외에는 관심이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내·외부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Supply Chain에 Bottleneck이 많고 Supply Chain을 구성하는 각각의 프로세스들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내·외부적으로 최적의 Supply Chain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프로세스 종류가 000개인데, 이중에 우리는 00개만 제대로 하고 있고, 00개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하거나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즉, 알면서 안 하거나 못하는 것도 있지만, 몰라서 못하고 있는 것들 또한 정말 많은 상태입니다........등등

(출처 : 글쓴이)

 

가스업의 Supply Chain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크게, 사람, 설비, 가스, 용기, 밸브, 기타 등입니다. 따라서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전사적으로 관심이 제일 낮은 용기와 밸브의 관리 프로세스부터 우선 안정화시키는 방향으로 추가 검토 후, 검토 결과에 대해 대표이사에게 제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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