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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전쟁 종식, 누가 승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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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USB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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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햇반전쟁이 끝났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2022년 말부터 지금까지 쿠팡에서 발주를 중단한 CJ제일제당의 제품(햇반, 비비고, 스팸 등)의 발주를 재개하여 소비자들은 이제 쿠팡에서 CJ제일제당 제품을 다시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인데요. 이로써 국내 최대의 식품 제조사와 국내 최대의 온라인 유통사의 기나긴 싸움은 1년 8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햇반전쟁은 단지 두 개 회사의 이슈라기보다는 제조사 vs 유통사 간의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오늘 칼럼에서는 햇반전쟁의 발생 배경부터 진행과정, 종식까지 각 사의 주장과 대응방법, 그리고 저의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유통 및 물류 업계에서는 중요한 이슈로 다루기 때문에 다른 산업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도 관심 있게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1. 햇반전쟁의 발생배경

 

1-1. CJ제일제당의 주장

2022년 말, 쿠팡이 지나치게 높은 마진율 인하 요구를 해왔고, 이를 거부한 결과로 쿠팡이 햇반, 비비고 등의 주요 제품의 발주를 전면 중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쿠팡의 행위를 ‘유통사의 갑질’로 규정하였습니다. 

 

1-2. 쿠팡의 주장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약속된 발주물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쿠팡의 주장에 의하면 CJ의 발주 이행률이 50~60%에 그쳤고, CJ제일제당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여 부담을 주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1-3. 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2023년 1분기 이후, 오프라인 전통강자 이마트와 쿠팡의 매출이 역전되었습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쿠팡의 시장 지배력이 CJ제일제당을 넘어서 CJ대한통운까지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물류 회사는 CJ대한통운이며, 이는 CJ제일제당의 자회사입니다. 쿠팡 또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라는 자체 물류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최근 2024년 8월 14일 택배 쉬는 날에도 쿠팡은 배송을 쉬지 않은 것으로 보아 독자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햇반전쟁의 진행과정

 

2-1. CJ제일제당의 대응

CJ제일제당은 쿠팡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자사 온라인 쇼핑몰을 강화하고 소위 ‘반쿠팡 연합’을 만들어 네이버, 신세계(이마트, SSG, G마켓), 11번가, 컬리 등과 연합을 강화하였습니다. 유료멤버십 회원비를 낮추는가 하면, 컬리와 협업하여 ‘골든퀸 쌀밥’을 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2023년 햇반 매출이 전년비 4.3% 증가한 8,053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 국내 매출은 1.4%, 해외 매출은 21% 전년비 성장하였습니다.

 

2-2. 쿠팡의 대응

쿠팡은 CJ제일제당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중소기업에서 제조한 즉석밥의 판매를 장려하였는데요, 특히 PB브랜드인 ‘곰곰’ 즉석밥의 매출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목적성 구매’를 위해 쿠팡에서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은 햇반의 대체제로 다양한 즉석밥을 구매했고 실제로 쿠팡은 독과점 식품업체가 빠지자 많은 중소기업 제품의 판매가 급성장하며 중소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2-3. 뉴페이스 출현 (C커머스)

CJ제일제당과 쿠팡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도중, 큰 변수가 생깁니다. 2023년 3월부터 중국발 이커머스 업체들(알리, 테무, 쉬인)의 대대적인 공습이 시작된 것이죠. 실제로 쿠팡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비 61% 감소한 531억이었고, 2분기에는 342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공정위 과징금 1,628억원 영향이 더 크다고 보긴 합니다.) 이에 쿠팡은 햇반을 통한 추가 매출 확보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물론 CJ제일제당 역시 햇반 매출이 꾸준히 상승했으나 해외매출보다 국내매출 상승률이 저조한 점, 과거 햇반 매출의 10%가량이 쿠팡에서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CJ제일제당 역시 유통 채널 확대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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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햇반전쟁의 종식 

 

3-1. 상호 이익을 위한 양사 타협 

올해 3월, 쿠팡플레이에서 주최한 LA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양사 타협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쿠팡의 대표가 CJ그룹 회장, CJ주식회사 대표, CJ대한통운 대표 등을 초청하여 함께 경기를 보며 힘을 합치자는 쪽으로 화해 무드가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양사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다시 손을 잡게 된 것입니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의 탄탄한 제품(햇반, 비비고, 스팸 등)을 확보하여, CJ제일제당은 쿠팡의 로켓배송을 활용하여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2. 이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

액션 영화에 자주 나오는 클리셰 중 하나인데, 주인공과 악당이 치열하게 싸우다가 갑자기 제3의 적이 나오면 주인공과 악당은 싸우는 걸 멈추고 동맹을 맺습니다. “일단은 같은 편으로 싸운다.” 등의 대사를 하면서 말이죠.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악당이냐고요?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가 악당이어도 더한 악당이 출현하면 주인공이 바뀌어 버리거든요.

 

그렇다면 햇반전쟁은 완전히 끝난 걸까요? 

글쎄요, 일단은 이렇게 일단락되었지만 사실 햇반은 우리가 소비하는 수많은 아이템 중 하나 일 뿐입니다. 또 다른 아이템으로,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위하여 제조사와 유통사, 그 안에서 구매자와 공급자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총 칼 없는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현장에서 싸워주시는, 이 글을 봐주시는 구매 담당자 여러분들을 응원하며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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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USB | 이재엽 칼럼니스트

식품 제조업을 거쳐 현재 유통업계에서 구매를 하고 있습니다. 좋은 구매란 무엇인지, 좋은 구매를 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함께 알아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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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호기심많은 잉크 · 2024.11.12

꽤 관심있게 보고 있던 내용인데 정리를 잘 해주셔서 쉽게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윽한 USB (작성자) · 2024.11.12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머쓱한 상비약 · 2024.11.13

오랜만에 생각하게 하는 글을 발견했네요. 마지막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악당이냐고요?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가 악당이어도 더한 악당이 출현하면 주인공이 바뀌어 버리거든요. 이 멘트가 인상적입니다. 잘봤습니다~

그윽한 USB (작성자) · 2024.11.13

자유시장경제에서는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 같아요. 저보다 더 똑똑하고 경험 많으신 분들이 계셔서 생각을 도와드릴 수 있도록 글 작성하겠습니다.

편안한 모니터 · 2024.11.19

글 잙일었습니다.~간만에 보는 햇반 전쟁~누군가의 승자가 궁금하기 보다는

새로운 주인공이 누굴지가 궁금하네요..~~*^^*

그윽한 USB (작성자) · 2024.11.19

모두가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