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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칼럼
20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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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구매란 무엇일까요? 식품 제조업 구매로 시작해 현재 유통업계에서 8년째 구매업무를 하며 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제가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 상사가 해주셨던 이야기가 생각나는데요. 

 

저의 상사는 당시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었으며, 상사의 선배는 10년 넘게 구매 업무를 한 나름 베테랑 구매 담당자였다고 합니다.

 

선배 : ○○아, 구매가 뭐라고 생각하냐?

신입사원 : 음.. 잘 모르겠습니다.

선배 : 자리에서 일어나서 주변을 한번 돌아봐라. 뭐가 보이냐?

신입사원 : 하루 종일 전화를 받는 사람도 있고, 무언가를 계속 입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들 자기 자리에서 나름 열심인 것 같습니다.

선배 : 그게 구매다. 구매는 모든 것을 다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후배 : …?

 

이 대화는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모 대기업의 그룹사 구매팀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라고 합니다.

상사에게 이 이야기를 들을 당시에는 저 또한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라, 위 대화를 저에게 들려준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하게 ‘남의 돈 주고 물건 사 오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그냥 대충 잘 깎아서 사면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죠.

 

 

남의 돈 주고 물건 사오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막상 구매 실무를 시작하니 어려웠어요.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자주 일어났으며, 크고 작은 실수가 생겼습니다. 구매가 어려운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내 돈이 아닌 ‘남의 돈’으로 구매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번 돈을 쓸 때 거창한 대의명분이나 타당한 구매 사유를 항상 생각하며 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구매라는 행위 자체에서 주는 행복감을 얻고자 쇼핑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냥’ 구매하는 경우도 있죠. 이는 ‘내 돈’ 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내돈내산’하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러나 구매 행위 자체가 직무가 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남의 돈’으로 구매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회사에서는 ‘그냥’ 구매하는 일은 있을 수 없어요. 구매 사유가 명확해야 하고, 구매 금액에 대한 근거가 명백해야 합니다. 또한 구매 업무가 완료된 이후, 사후 처리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 관여를 하게 되는데, ‘남의 돈’ 으로 구매 했기 때문에 ‘내 돈’으로 구매 했을 때 보다 책임의 무게가 막중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남의 돈 주고 물건 사오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다.

 

 

그냥 대충 잘 깎아서 사면 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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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인 계약서에서는 구매자를 ‘갑’, 공급자를 ‘을’로 표현합니다. 제가 처음 구매 업무를 시작했을 때는 갑의 위치를 활용해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가격 인하를 몇 차례 진행 했었고, 제 협상 능력이 좋다는 착각 아닌 착각을 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돌이켜보면, 가격인하는 저의 협상 능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당시 구매 품목의 원재료 가격이 하향 추세였고, 이에 따라 공급사에게 인하 여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이 갑의 위치를 이용한 묻지마 네고가 위험한 이유는 원재료 시장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 확연히 드러나게 됩니다. 원재료 시장가격이 하회하여 공급가가 하방으로 향할 때는 구매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하에 대한 이유를 구태연하게 늘어놓지 않아도 됩니다. 어쨌든 비용 절감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장에는 순환 사이클이 있기에 언젠가는 원재료 시장 가격이 상승하고 물품 공급가가 상승합니다. 이 시기에는 왜 가격이 인상되는지, 왜 그만큼 인상되는지 명명백백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본인 회사를 납득시킬 수 없으면 공급사에게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읍소하다시피 요청해야 하는데 공급사 역시 원재료 인상으로 힘들어하기에 정말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따라서 ‘그냥 대충 잘 깎는’ 인하는 건강한 인하가 아닙니다. 충분한 근거가 없으므로 원재료 가격이 하락해도 추가 인하를 담보할 수도 없을뿐더러 가격 인상 시기에 외려 더 큰 가격 인상으로 대갚음당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오르건 내리건 혹은 변동이 없더라도 이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확보해 두어야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인 구매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구매란 무엇인가?

제가 생각하는 좋은 구매란 제 3자에게 일목요연하고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제 3자란 내/외부 이해 관계자와 이해관계에 얽혀있지 않은 사람들을 모두 포함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구매의 어떤 것이 설명되어야 할까요? 

여러 업체 중 해당 업체를 선택한 이유, 공급가에 대한 적정성, 소요 납기에 대한 합당성, 나아가 소요 자체에 대한 적정성을 설명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EPI(Early Purchasing Involvement) 혹은 원류 구매라 하여 구매 담당자가 제품 개발,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부터 참여하여 구매의 관점을 제시하고 효율적인 제품, 효과적인 프로젝트 설계를 돕는데 이러한 과정에서는 내부 이해 관계자에게 구매에 대한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할 것입니다.

 

유능한 구매 담당자는 위의 요소를 누구에게나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우수한 구매 관리자는 구매 담당자가 이를 잘 설명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관리자는 다시 차상위 관리자에게 보고 의무가 있는 담당자의 성격을 띠게 되고, 역으로 회사 대 회사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담당자는 공급사에게 관리자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구매 담당자이면서 관리자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좋은 구매를 위해 필요한 요소 중, 공급사 선정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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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엽 칼럼니스트
식품 제조업을 거쳐 현재 유통업계에서 구매를 하고 있습니다. 좋은 구매란 무엇인지, 좋은 구매를 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함께 알아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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