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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면 특정 시기마다 중요하게 다뤄진 키워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전기차는 2010년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키워드이며, 탄소중립은 앞으로 물류산업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단어로 손꼽힌다.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언급했거나 중요하게 받아들여진 키워드를 정리하고 이를 분석함으로써 시장의 변화를 살펴보고 시사점을 도출하거나 미래를 전망하기도 한다.
물류신문은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원장 송상화)과 함께 물류산업에서 자주 언급되었거나 주목받았던 키워드를 살펴보고 이를 분석해보는 공동기획 ‘로지스틱스 키워드 리뷰’를 준비했다.
특히 키워드 분석을 통해 물류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이끌어가는 트렌드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6개 카테고리를 통해 해당 영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안과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를 도출하고 의미를 파악했다.
이번 기획은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이정욱 박사가 키워드를 분류하고 그 배경을 분석했으며 물류신문이 이를 정리하고 덧붙였다.
Part 1. 물류산업 주요 키워드 언급 빈도 분석 올해 언론서 가장 많이 다룬 물류 키워드는 ‘글로벌’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이하 동북아물류대학원)은 이번 공동기획 ‘로지스틱스 키워드 리뷰’를 통해 물류산업의 주요 키워드를 수집하고 시사점을 분석했다. 키워드는 일정 기간 주요 뉴스에서 언급된 내용에서 추출하는 방식으로 선정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개년도에서 데이터를 추출했는데 2018년 1월 1일부터 1년 간의 뉴스와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의 뉴스를 대상으로 했다. 이는 5년 전과 현재의 트렌드를 대조하기 위한 것이며, 중복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데이터 플랫폼 빅카인즈를 활용했다. 세부적인 내용은 [표1] 물류산업 뉴스 키워드 언급 빈도를 참고하면 된다.
5년 전 주목받은 단어 ‘배송’
2018년 물류 관련 뉴스를 종합해 키워드를 추출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배송’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아물류대학원은 “물류의 근본이라고 볼 수 있는 ‘물건의 이동’에 대한 언급이 많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류와 관련된 뉴스는 B2B와 B2C가 혼재되는데 B2C 시장은 물류보다 배송이라는 용어를 주로 쓰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2위와 3위는 각각 ‘성장’과 ‘운영’이 차지했다. 이에 대해 동북아물류대학원은 “당시 쿠팡의 로켓배송, 컬리의 새벽배송 등 새로운 배송서비스가 크게 주목받았고 성장세를 이루던 시기였으며 이를 위한 물류센터 운영과 관련된 뉴스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물류신문은 2018년 기획특집 ‘왜 우리는 속도에 열광하나?’와 ‘본격 물류 경쟁시대, 치열한 전략 진단’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배송서비스 등장의 의의와 시사점을 다룬 바 있다.
올해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글로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아물류대학원은 “팬데믹 이후 위축됐던 글로벌 시장 진출과 무역 활성화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을 크게 위축시켰지만 온라인 유통, 특히 해외직구 등 크로스보더를 활성화시켰다. 이제는 누구나 국내외에서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는 시대가 됐으며 이를 선호하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물류기업과 화주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의 진출 혹은 입지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력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하고 있는 추세다.
2위와 3위는 각각 ‘배송’과 ‘플랫폼’이었다. 동북아물류대학원은 “플랫폼은 AI, 로봇 등과 함께 사용 횟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물류가 물품의 이동을 넘어 다수가 상호작용을 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산업이 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네트워크, 스마트, IoT 등 이미 익숙해진 키워드들은 순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새롭게 순위에 진입한 키워드로는 ‘ESG’, ‘인플레이션’, ‘GPT’, ‘로켓배송’, ‘DX’ 등이었다. 동북아물류대학원은 “당일배송의 경쟁,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인플레이션, 챗GPT(Chat GPT)의 등장과 유관하다”라고 설명했다.
특이한 점으로는 ‘해상’이 올해 처음 200위권으로 신규 진입했는데 해상은 이전에도 널리 사용되던 단어였으나 흔한 것이어서 뉴스에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해상운송의 적체현상이 물류기업은 물론 화주기업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면서 그 중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표1] 물류산업 뉴스 키워드 언급 빈도(조사 :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출처 : 물류신문)
Part 2. 물류산업 주요 카테고리별 키워드 분석물류산업, 첨단 기술 트렌드 영향 지대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은 물류산업을 주요 카테고리로 나누고 해당 영역에서 주로 언급된 키워드를 추출해 이를 순위로 매겼다. 이는 세부적인 항목에서 키워드의 변화를 살펴보고 트렌드의 변화를 가늠해보기 위함이다.
이에 크게 △기술/시설/장비, △방향성/기능, △외부환경, △기업, △국가/지역, △일반/기타까지 총 6개 카테고리로 구분했다. 표 2의 카테고리별 키워드 언급 빈도는 뉴스 키워드 언급 빈도에서 각 카테고리별 상위 키워드를 별도로 정리한 것이다.
본 기사에서는 [표2]를 중점적으로 다루되 기사 본문에 [표1]의 내용이 포함됐다.
[표2] 물류산업 주요 카테고리별 키워드 분석(출처 : 물류신문)
모빌리티·GPT 뜨고 블록체인·IoT 지고
동북아물류대학원은 조사 결과 기술/시설/장비 카테고리에서는 올해 ‘플랫폼’, ‘AI’ 등 신기술 관련 키워드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5년 전보다 순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온라인’, ‘스마트기기’, ‘IoT’ 등 범용적인 키워드들도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표1] 물류산업 뉴스 키워드 언급 빈도를 살펴보면 5년 전보다 신기술로 분류되는 전기차(△95), 배터리(△84), 가상현실(△84), 로봇(△52위) 등의 키워드는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IoT(▽113위), 빅데이터(▽32위), 스마트팩토리(▽31위), 센서(▽26위) 등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물류산업과 밀접한 관련 기술 트렌드가 화주기업과 유통기업의 기술 트렌드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과거 빠른 운송만 강조됐던 것과 달리 현대에는 물류기술도 다른 영역의 기술을 도입하거나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뉴스 키워드 언급 빈도에서 올해 처음 200위권에 진입한 키워드로는 ‘모빌리티’, ‘GPT’ 등을 꼽을 수 있다. 동북아대학원은 “도심 물류와 모빌리티 혁신이 맞물리고 있는 현재를 알려주는 것이며 2022년 11월 등장한 생성형 AI인 챗GPT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때 물류산업에서 큰 관심을 끌었던 키워드인 ‘블록체인’은 2018년 뉴스 키워드 언급 빈도에서 101위에 있었으나 올해는 200위권 밖으로 밀려나 IoT와 함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아물류대학원은 “2020년대 들어 주목받는 물류기술 동향이 급변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블록체인은 한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강력한 보안 네트워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국내에서는 일부 전자인수증이나 선하증권 플랫폼에 활용됐을 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N-gram* 분석 시각화 결과. 2018년]
(출처 : 물류신문)
[N-gram* 분석 시각화 결과. 2023년]
(출처 : 물류신문)
탄소 규제 현실화에 ESG 중요성 증가
기업의 사업 방향과 기능을 의미하는 방향성/기능 카테고리에서는 올해 ‘글로벌’, ‘배송’, ‘운영’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아물류대학원은 “글로벌의 약진이 두드러졌지만 상위권 키워드들은 2018년 대비 큰 차이가 없었다. 또한 뉴스 키워드 언급 빈도에서도 ‘협력’, ‘협약’ 등 기업 간 협업에 대한 단어들이 상승폭이 큰 편이었다. 이는 기업들이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외부환경 영역은 기업의 경영환경에 대한 것으로, 5년 전과 올해의 키워드 분포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북아물류대학원은 “뉴스 키워드 언급 빈도에서 ‘코로나’와 함께 친환경 정책에 따른 ‘ESG’,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순위권에 새롭게 등록됐다.
2018년 물류 분야의 외부환경으로 자주 언급된 ‘4차 산업혁명’의 경우 2018년 51위에서 2023년 200위 권 밖으로 밀려났다”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은 한때 물류산업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큰 화두가 됐던 키워드였으나 개념이 모호한데다 이를 체감할 정도의 혁신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꼽을만한 기술은 한정적인데다 그마저도 기존 기술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반면 ESG는 올해 물류산업과 기업들이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키워드 중 하나다. 특히 내년부터 해외 각국에서 탄소 관련 규제가 일부 상향되는 만큼 ESG가 지속적으로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TF-IDF* 분석 시각화 결과. 2018년]
(출처 : 물류신문)
[TF-IDF* 분석 시각화 결과. 2023년]
(출처 : 물류신문)
대한민국 물류, ‘이제 아마존보다 쿠팡 관심 많아’
기업 순위의 경우 2018년은 ‘아마존’, 2023년에는 ‘쿠팡’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동북아물류대학원은 “올해 뉴스 키워드 언급 빈도에서도 쿠팡은 2018년 대비 순위가 95계단 상승했다. 2018년에는 아마존의 스마트 물류 기술과 비즈니스 혁신이 국내에 소개되며 화제가 됐으나 올해는 쿠팡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풀이했다.
IT기업과 유통기업 중에서는 네이버와 컬리의 약진이 눈에 띄었으나 2018년 물류산업에서 중요한 기업으로 인식됐던 이마트와 구글은 순위가 하락했다. 뉴스 키워드 언급 빈도에서도 이마트는 36계단, 구글은 32계단 순위가 하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지역별로는 2018년은 ‘미국’, ‘중국’, ‘일본’이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으나 올해는 일본 대신 유럽이 3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아물류대학원은 “여전히 우리나라의 경제가 미국과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으나,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하락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뉴스 키워드 언급 빈도에서는 ‘인도’가 상승한 반면 ‘베트남’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독일’과 ‘영국’ 등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일반/기타 영역의 키워드를 살펴보면 2018년과 2023년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일자리’와 ‘편의점’이 10위 권에서 밀려난 반면 ‘IPO’가 9위에 진입했는데 이는 팬데믹 해제 후 기업의 상장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물류대학원은 “2018년과 2023년의 물류 키워드 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기술의 발전과 관련된 단어들의 순위 변동이 많았다. 이는 현대사회의 급변하는 기술과 관련이 깊으며 신기술 도입 시 순위에 많은 변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플랫폼’이라는 단어의 상승과 함께 기업 간 협력을 의미하는 단어들의 언급이 증가했는데, 이는 각 기업이 물류서비스를 단순한 물건의 이동을 넘어 새로운 산업으로서 부가가치 창출에 노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강조했다.
[에고 네트워크* 분석 시각화 결과. 2018년]
(출처 : 물류신문)
[에고 네트워크* 분석 시각화 결과. 2023년]
(출처 : 물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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