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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질문들
오늘날 거의 모든 일상용품이 해상컨테이너로 이동된다. 과거 해상 컨테이너 교역 성장률은 단 한 번도 꺾이지 않고 고공행진을 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GDP 성장이 해상 컨테이너 교역 성장을 견인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보호주의 무역 확대와 로보틱스, 3D 프린팅 기술 등 이른바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으로 해상 컨테이너 교역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외에도 컨테이너 해운산업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선박 대형화, 해운 거래와 계약의 디지털 전환, 전자상거래기업의 물류업 진출, 해운기업의 수직 통합, 친환경 해상운송에 대한 사회적 요구, 기후변화가 가져온 파나마 운하 가뭄 등이 그것이다.
1) 미래 컨테이너 해운산업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2) 디지털 전환과 예측 가능한 공급사슬 구축이 컨테이너 해운산업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는가?
컨테이너 해운업이 걸어온 길
지난 50년 간 컨테이너 운송은 눈부시게 성장하였다. 컨테이너 해운 성장으로 세계 GDP에서 국제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5%에 달한다.[1] 여기에는 수출주도 성장 전략을 채택한 일본과 후발 주자인 한국, 중국, 대만의 역할이 컸다. 또한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은 세계 경제에 큰 의미가 있다. 중국의 WTO 가입은 중국이 세계 경제로 통합되는 것을 의미하고, 막대한 노동력이 세계 경제로 유입됨을 의미한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각국은 중국을 통한 오프쇼어링을 결정하였고, 이것이 글로벌 밸류체인의 신호탄이 되었다.
국제교역 성장 물결 속에서 과거 순수 벌크화물로 분류된 화물까지도 컨테이너로 운송하는 일이 벌어졌다. 여기에는 컨테이너 용기의 이점이 몫을 했다. 컨테이너 이점은 모듈화 가능성, 단순성, 화물 보존성(resistance to pilferage), 효율성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이는 화주에게 충분히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그 결과 2021년 한 해에 전 세계에 165백만 TEU가 컨테이너로 교역되었다. 1968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100만 TEU 미만 화물이 컨테이너로 교역되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2]
컨테이너 도입 초창기 초대형 선박 크기는 1천 TEU급이었다. 하지만 맥킨지(McKinsey)는 1966년 컨테이너 선박이 탱커의 대형화 추세를 따라갈 것이라며 1만 TEU급 선박 출현을 예견하였다. 2023년 기준 현존 최대 컨테이너선박은 MSC가 보유한 24,236TEU급이니 그 예견은 정확했다. 하지만 컨테이너 선박 대형화는 선박 공급과잉을 야기하였고 선사 간 M&A를 촉발하였다. 또한 컨테이너 출현은 독과점 시장을 만들었다. 1995년 상위 5개 선사 점유율이 27%에 불과했지만, 2023년 기준 무려 64.5%를 차지한다.[3]
글로벌 금융위기가 낳은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2009년은 컨테이너 해운업에 변곡점이라 할 수 있다. 2009년 이전 10년 동안 세계 교역 성장은 세계 GDP 성장의 2배 혹은 3배를 기록하였다. 또한 세계 교역 성장은 2009년 이전까지 단 한 번도 후퇴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화 물결이 감속되면서 세계 교역 성장률은 세계 GDP 성장률과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었다.
[세계 GDP와 국제교역 간 승수효과]
(출처: IMF & KMI[4])
글로벌 금융위기는 또 다른 문제들을 낳았다. 세계 곳곳에서 불평등이 심화되었고, 실업, 저임금, 자동화로 인한 실직 등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또한, 중국 경제 모델이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2019년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19는 전 세계를 송두리째 삼켜버렸고,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글로벌 밸류체인과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세계화에 대한 회의론도 대두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컨테이너 해운에 벌어질 일은 무엇인가?
1) Peak Container?
세계화, 아시아 신흥 개도국의 산업화, 컨테이너화가 컨테이너 교역 성장에 영원히 유효한 것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로보틱스, 자동화, 3D 프린팅이 소비 패턴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글로벌 밸류체인을 단축시킬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컨테이너 해운산업에 놓여 있다.
종전까지 세계화는 자유무역 정책과 글로벌 밸류체인 확산, 10억 중국 노동자의 글로벌 경제 유입으로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자유무역은 WTO가 주도하는 다자간 협정에서 ‘소규모(smaller)’, ‘양자 간(bilateral)‘, 국지적(plurilateral) 협정이 주를 이루고 있다. 2011년 이후 글로벌 밸류체인 확산 추세가 주춤하고 있고, 중국의 노동인구가 감소하는 반면 임금은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모두 해상 컨테이너 교역 수요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부터 추진한 중국 일대일로 정책은 글로벌화를 가속할만한 호재라 할 수 있다.
[중국 가공무역 비중과 중간재 수입증가율]
(출처: 한국은행[5])
아시아 신흥 개도국의 산업화는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인도는 여러 정책 레시피(recipe) – 세금, 노동 시장, 토지 개혁, 인프라투자, 비즈니스 규제 완화, 생산성 증가 –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고민 중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인도도 ‘Made in China’를 모방하여 ‘Make in India’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2) LCL 컨테이너, 디지털을 만나다.
전 세계 컨테이너 교역은 1996년 40 백만 TEU에서 2022년 160 백만 TEU 수준으로 성장하였다 (Review of Maritime Transport 2023, UNCTAD). 그러나 컨테이너 박스 활용도가 낮기 때문에(under-utilised) 적 컨테이너(stuffing) 교역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컨테이너 교역 대상 화물 크기가 점점 작아지고 있기 때문에 컨테이너 박스 수량 자체는 부족하지 않다. 따라서 공장에서 소비자까지 ‘컨베이어 벨트와 같은 컨테이너 박스 공급망’이 필요한 시점에 와있다. 가시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 컨테이너 박스 공급망이 구축된다면 화물의 추적성도 향상될 것이다.
적 컨테이너 감소 추세는 각 운송 구간을 동일한 운송수단으로 수송하는 통 운송(through transport) 업자에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것이다. 예컨대 중국에서 출발한 컨테이너가 혼재되는 곳은 항만 인근의 CFS인데, 이 중 90%가 LA/LB에 도착한다. LA/LB에 도착한 화물 절반이 항만 구역에서 다른 컨테이너로 혼재된다. 또한 인도네시아 수입 컨테이너 화물 대부분은 항만 구역에서 개봉되고 트럭을 통해서 내륙으로 운송된다. 만약, 향상된 분석 도구(analytics)와 자율주행트럭이 도입된다면, 통 운송업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단순하고 저렴한 운송이 가능할 것이다.[6]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3) 로보틱스와 3D 프린팅
생산 지역 결정에는 저렴한 인건비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높은 운송비용과 통관 비용, 지역 선호 맞춤 제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서 생산이 이루어진다. 석유화학제품도 원료 공급 접근성이 확보된 지역이나 에너지 가격이 저렴한 곳에서 생산된다. 인건비가 낮은 지역에서 생산해야 하는 제품은 전체 교역량의 10~15% TEU 정도로 추산된다.[6] 따라서 로보틱스 도입으로 니어쇼어링(선진국 가까운 국가에서 생산이 이루어지는 것)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은 지극히 단순한 주장이라 할 수 있다.
3D 프린팅 도입은 컨테이너 운송에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진다. 3D 프린팅은 소비자 가까이에서 생산이 이루어지도록 변화시킬 것이다. ‘가내 3D 프린팅 공업’(오프쇼어링-> 니어쇼어링-> 리쇼어링) 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개발 속도라면 3D 프린팅은 대부분의 제품 생산에서 그저 ‘느리고 비싼 옵션'이 될 것이다. 따라서, 3D 프린팅 기술 성숙도가 미래 교역 패턴을 결정할 것이다.
4) 소비 패턴의 변화
디지털화의 진전으로 소비 패턴도 ‘물품 소비’에서 ‘서비스 소비’로 변화하고 있다. 예로 크리스마스에 물품 선물 대신 e-book과 같은 디지털 제품 선물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자녀의 생일 선물로 장난감이 아닌 게임 머니를 사주는 행태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전자상거래 회사는 빠른 속도와 높은 신뢰성으로 고객 주문에 대응하고 있다. 다국적 공급사슬이 제공하는 느린 리드타임을 견디지 못하는 소비자 불만은 2017년 여름 피젯 토이 부족 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7]
피젯 토이와 해운기업
2017년 해운물류업계에 경종을 울릴만한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은 유럽에서 피젯 토이라고 하는 작은 장난감에 대한 열광이 상상을 초월하자, 급기야 유통업체들이 피젯 토이를 항공운송으로 들여온 것이다. 이 사건은 항공운송 화물은 고가격이라는 통념을 일순간에 무너뜨리며 임시 결항이나 감속운항으로 ‘배짱 경영’을 하는 해운기업들을 ‘살짝 긴장하게 만드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피젯 토이]
2030 컨테이너 해운물류 미래 전략
이상 살펴본 것 같이 컨테이너 교역은 악재와 호재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컨테이너 해운업 앞에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디지털이 해운의 물리적 속성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자동화된 스마트 항만이라 하더라도 크레인이 화물을 들어서 육상이나 선상에 올려놓는 행위는 변하지 않는다. 미래에 해저 하이퍼루프가 선박을 대체할 것이라는 것은 공상 과학 소설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1) 실제 최종 고객(real end customer)에 집중하라
과거 컨테이너 해운업 고객이 단순히 월마트였다면, 앞으로의 컨테이너 해운업 고객은 월마트에서 상품을 사 가는 최종 소비자가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라.
2) 트리거에 대한 면밀한 관찰(monitor)
인프라 투자, 단위당 노동비, 중소기업의 이커머스 이용 현황, 3D 프린팅 적용 여부와 동태, 컨테이너 운송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탈로부터 얼마나 많은 투자를 받았는지, 최근에 발주된 초대형 선박의 크기, 디지털 플랫폼 적용 속도 등을 면밀히 관찰하라.
3) 근본적으로 디지털화하라
예측가능한 유지보수(predictive maintenance), 스마트한 적화계획(smart stowage), 막힘없는 문서의 흐름(seamless document flow), 화물추적성의 제고(omniscient cargo tracking)를 실현하라. 그리고 자동화하고 혁신하라.
# Reference
[1] : European Commission, 2023
[2] : 신해양강국, 한국 해운업의 미래를 말하다, PwC Korea, 2023
[3] : Worldwide; Alphaliner; September 30, 2023
[4] : IMF & KMI, ‘세계경제동향’ & Drewry, ‘Container Market Review and Forecaster 3Q 2016’
[5] : 한국은행행, 세계 성장과 교역간 연계성 약화 배경 및 시사점, 국제경제리뷰(2019.4.18)
[6] : Brave new world? Container transport in 2043, Mckinsey&Company 2019
[7] : Financial Times, 2017, https://www.ft.com/content/5ead667c-3c0a-11e7-821a-6027b8a20f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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