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나의 어머니는 작은 회사에서 20년 이상 근무하신 베테랑 작업 반장이셨다. 매일 밤 9시가 넘도록 야근을 하셨으며, 휴일에도 회사를 위해 헌신하셨다. 그러다 회사가 재정적으로 어려워 월급이 밀리는 상황이 왔는데, 어머니는 ‘이럴 때일수록 회사를 지켜야 된다’며 몇 달을 무보수로 일하시곤 하셨다.
하지만 요즘엔 평생 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지극히 적을 것이다. 좋은 환경, 더 나은 보수를 위해 끝없이 이동하고 또 그것이 자신의 도전이 되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몇 번의 이직으로 평생직장의 타이틀은 내려놓았지만 대신 평생직무(당연히 구매 관련 직무이다)는 지키려고 노력하고 어떤 상황에 있던지 구매와 관련된 업을 삼을 것이다.
왜냐하면, 구매란 나에게 평생 직무라는 슬로건이 있기 때문이다.
왜 이직을 할까?
그러면 왜 이직을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직의 사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연봉, 회사 인지도, 업무 환경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앞서 언급한 [평생직무]에 초점을 맞추면 나는 이직의 이유를 자신의 역량 향상이라 말하고 싶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나의 경우에는 다른 산업이나 품목의 구매업무를 수행하면서 구매역량을 넓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제조업에 몸담고 있는 나는 첫 직장을 약 10년 동안 근속하였는데 당시 나의 주요 구매 품목은 [기구물]이었다. 기구물은 금속, 플라스틱을 이용하여 기계가공, 사출, 프레스 등 기계적, 물리적인 힘을 가해 형상을 변형시키는 물품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직한 후에는 모터나 조명 같은 [전장물] 구매를 취급하게 되었는데 그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관리포인트들이 있어 많이 당황하였지만, 그만큼 열심히 공부하며 지식을 쌓았다.
기구물과 전장물을 경험하며 내가 느낀 관리 포인트들은 다음과 같았다.
이 글에서는 기구물과 전장물의 차이점을 분석하는 것보다는 위의 분석과 같이 나의 구매관점이나 지식이 늘어났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제조업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식품, 의약, IT 등 타 분야로 이직을 하면 더욱 확장된 구매 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그 계기로 좀 더 ‘구매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경력직 구매는 기존 직원의 공석으로 뽑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동종업계에서 뽑으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보자면 공석을 최대한 빨리 보충해야 하기 때문에 지원자보다 회사에서 더 서두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업종이 다르더라도 기본적인 구매 시스템을 알고 있으면 충분히 이직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평소 구매 자격증 취득 및 구매 프로세스를 이해하여 준비된 인재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직의 성공으로 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구매인이 되길 바란다.
슬기로운 구매생활을 마치며……
사실 나는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내 경험을 바탕으로 구매 실무자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슬기로운 구매생활 시리즈를 기고하였다. 글을 쓰며 구매인으로서 나의 지난날도 돌아보았고 또 앞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대략 십오 년 전부터 구매에 종사하며 때로는 아무런 능력이 없다고 나를 자책하고 있을 때, 생각해 보니 나는 꽤 많은 일들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구매인들은 자신의 그 능력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영업부나 연구소처럼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업적을 이루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상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회사에서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으므로 때로는 객관적으로 자신의 업무를 정리하고 성과를 도출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많이 부족하지만 [슬기로운 구매생활] 시리즈를 읽으며 도전도 받고 자신의 역량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멋진 구매인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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