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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구매 직무를 대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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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USB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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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AI로부터 구매 업무는 안전할까요?”

 

"간단한 전자 입찰 정도는 가능해도 복잡한 품목들은 AI도 어렵지 않을까?”

 

“만약 AI가 RFI1)해서 최적화하면요?”

 

“글쎄.. 아무리 RFI해도 구매라는게 내부 고객과 소통도 해야하는데 그것까지 AI가 할 수 있을까?”

 

“사실 저도 구매 업무가 완전히 대체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의사 결정의 파급력이 크기도 하고, 협상이라는게 인간의 영역이라…마치 국가간의 외교처럼요.”

 

컨설팅 회사를 다니고 있는 후배와 최근 나눈 대화입니다. 요즘 어디를 가도 AI 얘기입니다.

 

#1, 7월 13일 참여한 구매관리직무 오프라인 모임 ‘엠로’에서 AI를 적용한 구매시스템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2, 9월 25일 ISM KOREA에서 주최한 제7차 공급관리 컨퍼런스에서도 ‘구매에서의 AI활용 사례’, ‘수익성 강화를 위한 S-Oil의 AI기반 디지털 구매 혁신 사례’, ‘ LG가 제시하는 AI기반 공급망 관리 전략’ 등 AI관련 소재가 많았습니다.

#3, 지금 읽고 있는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도 화두는 단연 AI였습니다.

 

저 또한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자 Chat GPT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Chat GPT 국내 이용자가 3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하니 조금 뒤처진 것 일 수도 있겠습니다. 금번 칼럼에서는 현업에서 구매 업무를 하며 Gen AI를 써본 입장에서 AI의 가능성, 한계성, 그리고 AI가 구매 업무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해 보겠습니다.

 

 

가능성 1, 

솔직히 웬만한 사람보다 낫습니다. 그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습니다.

저는 가급적이면 업무의 목적을 생각하면서 일을 하고 후배에게 업무 요청을 할 때도 되도록 이면 사유를 얘기하며 부탁을 합니다. 하지만 AI는 프롬프트2)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업무의 기한을 생각하면서 일을 합니다. 상사에게 업무 지시를 받았을 때는 데드라인을 여쭤 보고, 후배에게 업무 요청을 할 때도 데드라인을 확인합니다. 그런데 AI는 프롬프트 입력 즉시 결과 값을 산출하기 때문에 마감기한에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가능성 2,

현업에 적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큽니다. #검색 시간 절약

무엇보다도 AI는 넓은 분야에 걸쳐 방대한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내 전문 분야가 아닌 분야에 대한 정보가 필요할 때 자문을 구할 수 있습니다.

 

최근 L-sealer라는 자동포장설비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는데요. 해당 설비를 직접 구매해 본 경험이 없기에 설비에 대한 배경 지식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보를 찾아보았는데, 검색 엔진(G**), 동영상 플랫폼(Y**), Chat GPT 중에 Chat GPT의 결과가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정보의 순도가 높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검색 엔진의 경우 ‘목적성’을 가지고 작성한 정보들이 주류여서 홍보성, 영리성 정보들을 필터링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비되었습니다. 동영상 플랫폼의 경우 현업에 종사하시는 몇몇 기업에서 업로드를 해주시긴 했는데 데이터가 충분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궁극적으로 ‘조회수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이죠.

 

아래는 Chat GPT에서 프롬프트 ‘L-sealer’에 대한 결과 값입니다. 세부적인 내용보다는 답변의 퀄리티를 봐주시기 바랍니다.

 

Chat GPT, ‘L-sealer’ 에 대한 결과 값

 

**L-실러(L-Sealer)**는 주로 포장 산업에서 사용하는 자동화 포장 기계 중 하나로, 주로 수축 필름을 이용해 제품을 포장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 장비는 "L" 모양의 열선으로 필름을 절단하고 동시에 밀봉하는 역할을 합니다.

 

L-실러의 주요 특징

1. L 모양의 열선: "L" 모양의 열선을 사용해 제품을 포장 필름으로 감싼 후, 필름을 절단하고 밀봉하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는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포장할 때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2. 수축 포장: L-실러는 주로 폴리올레핀 또는 PVC 같은 수축 필름과 함께 사용됩니다. 포장된 제품은 열을 가하면 필름이 수축하면서 제품에 딱 맞게 감싸는 형태가 되어, 보호와 함께 제품의 외관을 깔끔하게 유지합니다.

3. 자동화 옵션: L-실러는 자동화된 라인에서 많이 사용되며, 자동화된 컨베이어와 결합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품을 포장할 수 있습니다. 수동과 반자동, 완전 자동 시스템으로 나뉠 수 있어, 생산 규모와 요구 사항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L-실러의 장점

1. 다양한 제품 포장 가능: 책, 화장품, 식품, 전자제품 등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제품을 포장하는 데 적합합니다.

2. 깔끔한 마감: 수축 필름을 사용하여 포장된 제품의 마감이 깔끔하며, 제품을 보호하고 외관을 개선합니다.

3. 속도와 효율성: 대량 생산 라인에 적합하며, 높은 포장 속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4. 공간 절약: 수축 필름이 제품에 맞게 감싸기 때문에 포장 크기를 최소화하여 공간 절약 효과가 있습니다.

 

L-실러의 사용 과정

1. 필름 공급: 제품이 포장 기계의 필름 공급 구역으로 이동합니다.

2. 포장과 절단: 제품이 필름으로 감싸지면, L 모양의 열선이 필름을 절단하고 밀봉합니다.

3. 수축 과정: 이후 열 수축 터널로 제품을 통과시켜 필름이 수축되면서 제품에 딱 맞게 밀착됩니다.

 

주요 용도

식품 포장: 음료수, 간식류, 빵류 등 다양한 식품 포장에 사용됩니다.

전자제품 포장: 전자 부품이나 가전제품의 외관을 보호하고 이동 중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소매 상품 포장: 화장품, 의류, 도서 등 다양한 소비재 포장에 적합합니다.

결론적으로, L-실러는 다양한 제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포장할 수 있는 장비로, 특히 수축 포장을 필요로 하는 대량 생산 환경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어떻습니까? 

물론 Chat GPT가 없어도 책과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지만 프롬프트 입력~최종 결과 값 산출까지 30초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투입 시간 대비 자료의 순도로 보았을 때 매우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AI로 모든 걸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구매 업무를 100%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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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성 1, 

AI는 미래 예측에 약합니다. 최신 정보에도 약합니다.

개인적으로 구매 업무의 꽃은 선제적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PMI지수3)라고 들어보셨을 텐데요. 우리가 구매하면서 접하는 많은 경제지표(실업률, 소비자물가지수 등)의 선행지표입니다. PMI가 상승하면 기업은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하여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여 실업률이 감소하게 되고, 이는 고용자들의 실질적 소득 증가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상승하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유능한 구매 담당자라면 가까운 미래(대략 6개월 이내)는 내다볼 수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소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시장에서 누구보다도 먼저 이상 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 (잠재적) 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AI는 이 부분에 취약합니다. 미래 전망에 대해 질문을 하면 매우 보수적으로 대답하는데, 천천히 읽다 보면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라는 느낌이 들 만큼 알맹이가 없는 답변을 합니다.

 

어쩌면 이건 Chat GPT가 최신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현재 서비스 중인 Chat GPT 4o버전의 경우, 2023년 9월까지의 정보에 기반하여 답변을 제공하기 때문에 옛날 정보를 가지고 미래 정보를 예측하라는 것은 AI 할아버지가 와도 안될 것 같습니다. 물론 최신 정보를 AI에게 학습시키면 가능 할 수도 있겠지만, AI에게 학습을 시키면 시킬수록 최신 정보는 더욱 빠르게 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계성 2, 

협상은 인간 고유의 영역입니다.

9월 참석한 공급관리 컨퍼런스에서 AI를 통한 협상이 언급되었습니다. BATNA4), ZOPA5) 등의 정보를 AI에게 학습시킨 뒤, AI를 통해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만약 AI가 아닌 여러분들이 완벽한 대안(BATNA)과 최적의 협상 범위(ZOPA)를 준비해서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협상에서 무조건 이길 수 있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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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 GPT로 생성한 네이버 웹툰 [첩보의 별] 패러디

 

 

협상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복잡한 이해관계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가격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품질 안정성, 공급 안전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고 또한 이 협상 결과는 다음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 때문에 매력적인 제안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AI로 대체하기에 협상은 너무 인간의 영역입니다. 마치 국가간의 외교처럼요.

 

관련 시리즈 다시보기 > 

🔗신규 거래선은 꼭 필요한가? 

🔗Over my dead body! (feat.협력사) 

 

 

 

결론, #AI는 경쟁 상대가 아닙니다.

“2023년 9월 매경미디어 그룹이 주최하는 제24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아난디아 고즈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석좌 교수는 AI가 인간에 비해 암묵적 지식이 떨어진다고 평가하며 현재는 인간의 판단 능력이 AI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 트렌드코리아2025 / 김난도 외 -

 

여기서 나오는 암묵적 지식과 이에 대비되는 명시적 지식에 대해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 암묵적 지식(Implicit knowledge): 경험과 학습을 통해 쌓인 지혜로, 인간이 가진 복합적인 판단 능력
  • 명시적 지식(Explicit knowledge): 문서화 되어 전달하기 쉬운 형태로 존재하는 지식

 

향후 AI가 고도화되면서 암묵적 지식과 명시적 지식은 양극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시적 지식은 누구나 AI를 통해 즉시 취득할 수 있는 반면, 암묵적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개인의 시간을 통해 경험과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암묵적 지식의 상대적 가치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입니다. 

 

우리는 암묵적인 지식을 통해 얻은 명시적인 지식으로 다시 암묵적인 지식을 키우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는 AI와 경쟁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는 AI를 활용할 뿐입니다.

 

 

 

1) RFI(Request for Information, 정보 요청서): 구매 초기단계에 정보를 요청하고자 구매자가 잠재적 공급자에게 발송하는 문서. 이 후 구매자는 RFP(제안 요청서), RFQ(견적 요청서)를 보낼 수 있다.

2) 프롬프트(Prompt): AI에게 주는 입력 지시. 프롬프트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에 최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주목 받고 있음.

3) PMI(Purchasing Manager's Index): 구매 관리자들의 설문을 통해 파악하는 경기 선행 지표로 50이상은 경기 확장, 50미만은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

4)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협상이 결렬될 경우 선택할 수있는 최선의 대안. BATNA가 강력할 수록 협상에서 더 유리한 입장을 취할 수 있음.

5) ZOPA(Zone of Possible Agreement): 협상 당사자들이 서로 수용할 수 있는 가격 또는 조건의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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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USB | 이재엽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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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조그만 박스 · 2025.01.09

저도 Ai가 대처 하지 못하는 부분이 바로 협상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구매인들에게 심리학, 관계학등을 배워야 함을 느낍니다^^

그윽한 USB (작성자) · 2025.01.16
협상 능력은 고도로 발달된 공감 능력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요
생산적인 CEO · 2025.01.10

제 생각에는.. 단편적인 업무는 진짜 잘할것 같아요. 단일 거래의 가격협상이나 구매관련 서류작성하는 것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결과가 다른 업무에 영향을 주는 크게 보는 업무는 사람이 해야되지 않나 싶습니다.. ai는 우선순위를 따지는 능력이 미리 저장해놓은 기억에 기반하기 때문에, 숲을 보는 능력이 완전해지기 어려울것 같아요.

그윽한 USB (작성자) · 2025.01.16
아무래도 의사결정에 의한 파급효과가 커질 수록 ai에 의존하기가 불안하죠